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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Walk 문워크 - 마이클 잭슨 자서전
마이클 잭슨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 6월 25일. 충격적으로 돌연사한 마이클 잭슨은 결국 타살로 결론이 났다.
주치의에 의한 살해.
1958년 8월 29일. 미국 인디애나주 게리에서 태어나, 5세때 연예계에 데뷔해, 전 세계적으로 7억 5천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하고, 13개의 그래미상을 받았으며,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서, '공연자' 와 '작곡가' 부문에 영원히 남을 이름을 새긴 그는 결국 그렇게 어이없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내가 그의 음악을 처음 접했던 건 중학교 2학년때로 기억한다. 1995년.
바로 마이클 잭슨의 히스토리 앨범이 한국에 발매 된 바로 그 해이다.
그렇다.
내가 가장 처음 접해본 마이클 잭슨의 음반은 바로 '히스토리' 였다.
카세트 테입을 통해 들은 그의 넘버들은 그 자체가 역사였던 곡들이었다.
개인의 역사와, 음악의 역사가 맞물려지는 놀라움.
마이클 잭슨의 자서전은 내 기억에 2004년인가 5년에 미국과 유럽에 출판되었다는 기사가 떠오른다.
몇곡의 새로운 싱글이 포함된 컴필레이션 앨범에 가까웠던 '히스토리' 이후 6년만에 나온 <ivincible>(2001) 이 생각외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하자 마이클 잭슨은 지금까지의 음악인생을 정리해보고 뒤돌아보는 입장에서 자서전을 계약하고 인터뷰를 했던 것 같다.
(음반을 낸것도 결혼과 이혼때문이라는 루머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아주 말이 안되는건 아닌 듯 하다.)
당시의 기사들을 찾아보면, 이 자서전도 인터뷰어가 발췌하여 엮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부분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국내에서 절대 구할 수 없었던 마이클 잭슨의 자서전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한국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되었다.
'히스토리' 투어와 '잭슨과 친구들' 투어를 통한 두번의 한국공연과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 외빈으로 초청되었던 일 등이 떠오른다.
한국에 올때마다 아동시설에 큰 돈을 기부했던 것도 기억난다.
마이클 잭슨은 정말 어마어마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그의 감각은 언제나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음악은 단지 사람들이 좋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가볍고 신나는 댄스곡부터, 감미롭고 아름다운 발라드까지.
가벼운 가사로, 즐겁고 흥겨운 곡들부터, 무겁고 진중한 메시지가 가득한 곡들까지.
그는 언제나 사랑을 노래했고 <I just can't stop lovin'n you> , 폭력을 세상에서 없애고 싶어했다.<Beat it>
소외되고 길거리로 몰린 소년들을 걱정했으며 <Bad>, 모든 인종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꿨다.<Black & White>
아프리카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기를 원했다.<We are the world>, 우리의 아이들만은 행복하고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Heal the world>. 그리고, 언제나 우린 혼자가 아니라고 속삭이기도 했다.<You are not alone>
이 자서전에는 전 세계적으로 큰 히트를 친 그런 여러 곡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가 잘 나와있다.
그가 어떻게 5살에 잭슨5 로 데뷔를 했는지, 어떠한 연예계 생활을 해왔는지.
그의 인생에서 음악이란 무엇이고, 공연이란 무엇인지가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그는 정말 어마어마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리고, 그 재능이 100%이상 구현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 조건들도 재능 안에 포함시켜야 할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자신이 만드는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가는 최선을 다할 수가 없다. 자신을 스스로 믿지 못한다면 누가 믿어주느냐 말이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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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에 들어가면 나는 그야말로 대단한 자신을 갖는다. 계획에 착수할 때는 그것을 백 퍼센트 믿는다. 나는 글자 그대로 혼을 거기에 쏟아 넣은 것이다. 그러다가 죽어도 상관없다. 그것이 나의 본 모습이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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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 할 수 있는 열정이 있었으며, 목표를 만들고, 이루기 위한 노력을 했다.
"만약 당신이 세계를 좀 더 멋진 터전으로 꾸미고 싶은 생각이라면, 먼저 당신 스스로를 잘 보고, 자신부터 개선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거울 속에 비친 당신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신 스스로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p.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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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비록 결혼에 실패했지만, 언제나 더 많이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음악과,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 그리고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물론, 그도 사람이었기에, 많은 상처도 받았고, 많은 실망도 했다.
하지만, 음악은 영혼의 거울이다.
만약 그의 영혼과 마음이 거짓투성이었다면, 그의 음악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고,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었을까?
그의 삶은, 그의 재능의 댓가이자 선물이다.
그의 삶이 존경스럽다.
결국은 그가 그렇게 사랑하던 공연을 준비하던 연습도중 죽지 않았는가?
그의 삶이 담긴 이 책의 문장들이 내 마음속에 꽉꽉 들어찬다.
나의 열정도, 아직 타오르는 중인가?
그렇다면, 이렇게 어영부영 할 때가 아니다. 우물쭈물 할 때가 아니다.
'버나드 쇼' 의 묘비명처럼, '내가 이럴 줄 알았다' 하기 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