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일러스트 무기 아이디어 사전 쉽게 배우는 만화 시리즈 71
사이도 런치 지음, 김재훈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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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클립 스튜디오 카페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았음.

내가 만화를 처음 공부하던 무렵엔 정보들이 참 부족했다.

인터넷도 없었고, 외국 서적을 찾기도 어려웠다. 일본 만화는 이제야 막 정식 라이센스를 맺어 한국 이름으로 개명을 한 강백호와 서태웅이 해적판들을 몰아내고 있던 시기였다.

당시 지망생들은 일본 동인처럼 소규모 그룹을 지어 정보를 공유했고, 그런 그룹에 참여하지 못하는 독학생들의 희망은 "코믹테크" 라는 잡지였고, 청계천 헌책방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수입서적 판매상들 뿐이었다.

확대복사된 아키라의 열화판과, 베르세르크의 해적판인 "불멸의 용병" 같은 만화들이 교과서 역할을 했다.

(핀터레스트와 구글 이미지, 아트스테이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어마어마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너무 환경이 좋아졌는데, 나는 왜 오히려 그림을 덜, 못 그리게 되었을까... ㅋㅋㅋ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 당시에 가장 목말랐던 정보들은 당연히 "자료" 였다.

당대의 지망생, 만화가들은 카메라가 필수였다. 닥치는대로 사진을 찍어 배경자료들을 쌓았고, 코믹테크 잡지의 말미에는 언제나 편집부에서 직접 찍은 배경 자료 사진들을 실어주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명승지나 고적, 무기 같은 자료들은 언제나 부족했다.


오죽하면 나는 여행책자를 사기도 했다. (독학 지망생의 슬픔이었다. )

이 책을 보면서 그 시절이 많이 생각났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본격적인 무기 도감은 아니고, 간략화되어 이미지화 된 무기 일러스트들이 실려있는 책이다.

물론, 꽤 상세한 설명들이 곁들여 있다.

본격적인 무기 도감이 아니지만, 각 무기의 특징과 설명들이 허술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전설 속 무기들도 제법 상세하게 풀어내고 있을 뿐 아니라,

무기의 동작 매커니즘과 제작원리, 방식도 간단하지만 언급하고 있다.


물론 무기를 그리는 스킬도 적당히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디자인, 그림은 피상적인 외관만 안다고 그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아이디어" 를 추출해 내기 위해서는 겉핥기로라도 구조를 알아야 가능하다.

이 책은 기획의도인 "아이디어" 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이 엿보인다.

웹툰의 열풍과 함께 지망생들의 숫자가 어마어마한 시대가 됐다.

일본에 존재하는 엄청난 규모의 만화가용 서적 시장에 비할바는 아니겠으나, 오히려 후발주자인 덕에 검증된 좋은 서적들로 우리 시장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참 감개무량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된 만화가를 위한 서적들은 대체적으로 퀄리티가 뛰어나고, 이 책 역시 그러하다.

다만, 모두 초보자용에 가깝다.

물론,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무기를 한 권에 담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다 정밀한 무기 고찰은 밀덕들을 위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겠지...


마지막으로, 이 책이 제공하고 있는 클립 스튜디오용 에셋이 존재한다.

용량이 꽤 되서, 책 뒤편에 적혀있는 링크와 패스워드를 이용하면 3D 모델 포즈와 고퀄리티 무기 일러스트 몇점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렇게 변형이 가능한 3D 모델 포즈는 여러모로 쓸만하지만,

정작

무기일러스트는 지나치게 평면적이다.

게다가 고작 8점....

개인적으로는 책 내용보다 이 에셋을 더 기대했는데...

8점이라도 3D모델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다 평면적인 일러스트들이라 활용도도 낮고.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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