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타카코 씨 2
신큐 치에 지음, 조아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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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코믹스 측에서 책을 보내주셨다! @.@ 

AK출판사(AK커뮤니케이션즈)는 코믹스 보다는 작법서로 잘 알고 있었다.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만화 작법서와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을 주는 자료서들을 뚝심있게 펴내는 출판사.

'들녘 출판사'의 '판타지 라이브러리' 시리즈의 출간이 멈추면서, AK 커뮤니케이션의 '트라비아북' 시리즈가 서브컬쳐장르의 아카이브 역할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작법서와 트라비아북 모두 소재가 다채로운데, 메이드, 슈퍼히어로부터 전차, 크툴투까지 괴랄하고 아스트랄한 경지까지 뻗어있다.

그야말로 오타쿠들을 위한, 오타쿠의 자료들인데, 코믹스쪽에서 출간해내는 책들도 덕스럽긴 마찬가지다.

나는 요코야마 미츠데루의 일본 역사 만화들을 통해 AK의 만화들을 접했다.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장편 일본 역사물은 물론, 데츠카 오사무의 걸작집도 읽어봤지만, 이런 평범한 코믹스도 출간하는줄은 전혀 몰랐다. ㅋㅋㅋㅋ


이 작품은 정말 너무 소소한 일상물이다. 작품이라고 하기보다 소품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꽤 잘되는 레스토랑의 직원인 타카코가 출근해서 일을하고, 동료 직원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등 평범한 일상속의 소소함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이야기이다.

1권을 읽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짧은 에피소들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최근들어 우리나라에 '소확행' 이라는 단어가 유행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90년대에 썼던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라는 에세이에서 파생된 이 단어가 수십년이 지난 한국에서 세삼스레 유행한다는게 좀 의아하지만, 우리 사회가 일본 사회를 10여년 차이로 뒤따르고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어느정도 수긍이 가기도 한다.

이제 우리 사회도 뜬구름 잡는 듯한 큰 희망이나 바램보다 일상에서 손에 꼭 쥘 수 있는 작은 것들을 통해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쪽으로 변화했다는 뜻이리라. 

이 책은 그러한 '최근' 의 '우리' 에게 무척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


사람의 삶에 뭔가 의미가 있을까?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똑같은 장소에 가서,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오직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던질 수 있는 질문이며, 오직 살아있으므로 생각해볼 수 있는 의문이다.


또 다른 우문을 던져보자면, 

굳이 삶에 의미가 있어야 하나?? 

단지, 살아있음. 그 자체가 의미가 될 수는 없을까?


우리가 삶 속에서 반드시 뭔가를 이뤄야 할까?

하루하루를 챗바퀴처럼 돌면서,무엇을 위해 괴로움과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지워내야하나??


왜 우리에겐 살아가는 이유가 필요할까?
사실은, 이유따위 없어도, 이렇게 잘 살아갈 수 있는데.

살아있기에 이유를 찾고, 이유를 찾기위해 살아간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자연의 거대한 섭리의 하나로서, 치열하게 의미를 찾고, 이유를 탐구하며 살아간다.
오직 인간만이 궁금해하는 그것.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결코 필요하지 않은 그것.
오직 나에게만 궁금하고, 오직 나만이 찾으며, 내가 숨쉬는 데에 결코 필요하지 않고, 내가 밥먹는 데에 결코 필요하지 않은,
내 삶의 의미와 이유.
타카코씨의 삶은 어쩌면 그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해서든, 하루하루를 만끽하는 삶.
그래,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엔 운도 좋게 속 편한 가정에서 태어난, 배부른 돼지만이 느낄 수 있는 게으른 만족감을 한껏 즐겨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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