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서유요원전 서역편 1 만화 서유요원전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김동욱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지난 대당편 말미에 시차를 두고 망망한 사막으로 접어든 삼장과 손오공.

이 엇갈림의 시작은 주색을 밝히는 땡중 팔계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질긴 인연의 시작인지라, 손오공과 삼장을 엇갈리게 만든 팔계가 손오공을 삼장에게로 이끄는 길잡이가 될 줄이야!


대당편 열권을 거치며 엇갈리면서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인물들에게 고초를 겪은 손오공과 삼장은 서로에게 연결된 질긴 인연의 끈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임을 깨닫게 된다.


삼장과 손오공의 관계는 묘하다.

일본에서 수많은 BL동인지의 소재가 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특히 삼장이 손오공에게 씌운 금고아와 금고아가 주는 고통으로 손오공을 조련하는 삼장의 모습은 성별을 떠나 피학, 가학의 관계로 해석할 수도 있다.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서유요원전' 은 이전의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우리가 잘 아는 '서유기' 의 원전인 '대당삼장취경시화' 를 모티프로 삼은 작품이다.

(https://blog.naver.com/fireflag/150113943208)

이 작품에서 삼장과 손오공의 위치는 서유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잘 아는 서유기와는 달리, 손오공은 내제적인 고통이 있고, 삼장이 외우는 법문을 들으면 그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가학적, 피학적 관계가 완전히 사라진다.

삼장은 치유자인 것이다.

 

솔직히, 이러한 구도는 우리가 잘 아는 서유기의 그것에 비해 갈등의 자극이 약하게 다가온다.

신체적, 감정적으로 지속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서스펜스는 떨어지지만, '서유요원전' 의 삼장과 손오공은 부자父子나 모자母子 같은 모습으로, 또는 연인 같은 모습으로 읽히기도 한다.

서유요원전의 삼장과 손오공은 완벽하게 수평적이다.

특히 삼장은 중생을 구원한다는 의지는 뚜렷하지만, 그 외의 모든 면에서 유약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잘 아는 '스트레오 타입' 의 '민폐형 히로인' 은 아니다.

오히려 손오공보다 쉬운 방법으로 난관을 극복해가며, 심지어 손오공에겐 큰 적이 될 사람조차 감복시키는 인격의 소유자인데, 서역편 1, 2권을 통해 그러한 매력을 너무나 잘 묘사하고 있다.


서유요원전에서의 삼장은 그동안 우리가 접해온 삼장들과는 아주 다르다.

굽힐때와 목숨을 걸어야 할 때를 명확히 알고 있다.

종교를 떠나, 완성된 인격을 지닌 인간이 올바른 신념을 향해 나아갈때, 주변의 수많은 범인凡人들이 결코 따를 수 없는 길을 걸어 갈 때.

그 인간은 얼마나 많은 고난과 고초를 겪을 것인가?


새삼 이 작품을 통해 서유기. '대당삼장취경시화' 의 본의를 읽게 된다.  


 


서역편은 정말정말 재밌다!!!!

이제 겨우 두권 읽었지만, 서역편이 대당편 열권보다 훨씬 재미있으리란 사실을 우리가 잘 아는 그 '서유기' 만 읽었어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로호시 다이지로 역시, '자, 봤냐???' 라는 자부심 가득한 그림과 연출을 보여준다. 


본격적인 모험은 이제 시작이다. 


삼장과 손오공, 저팔계와 사오정의 관계 분석은 언젠가 다시 꼼꼼하게 파보고 싶다. 


심지어, 이번 서역편엔, 1권부터 컬러 페이지가 제대로 수록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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