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별세 소식 들었다. 최근 출간된 다른 논픽션이나 소설까지 읽어보진 않았지만 내가 집에서 놀 때, 논다고 생각했을 때..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었다. 내용을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인상에 남은 것은 저자의 자세였가. 답답하고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자포자기할 때 누군가는 강의 들으러 달려가고 공부하고 책이라도 읽고 있구나, 그리고 그걸 기록으로 남겨 보여주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표지의 “논다”, 그리고 “논다는 거짓말”이 절묘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엔 그냥 책을 식탁에 올려 놓았을 뿐인데도 제목을 읽어보곤 멋쩍게 웃으며 지나가는 얼굴들을 보았다. 내 안의 거짓말, 거짓말 속의 우리를 바로 보게 하는 책이었기에 작가에게 빚이 있다.
책 읽고 자본론 공부하고 싶어졌고 혼자는 버거워서 이리 저리 알아보다가 기회가 없어 흐지부지했던 기억이 있다. 새해 포부 부풀리기 딱 좋은 때라서 이참에 마음 다시 먹어보려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9201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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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2-20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이게 무슨 일인가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유수 2024-12-21 13:00   좋아요 0 | URL
저도 글 올릴 때 이게 무슨 일이야 싶었네요. ㅜㅜ

서곡 2024-12-20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에 최근 이 분의 전두환 책을 발견하고 오 이런 책도 쓰셨네 멋지다 했었는데...안타깝습니다

유수 2024-12-21 12:59   좋아요 1 | URL
그러네요. 장르 구분않고 써주셨다는 점도 특별하고 멋졌네요.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단발머리 2024-12-20 1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슬프네요. 저는 이 분 책 중에 <엄마의 독서> 너무 좋아서 여러 번 읽었던 거 같아요.
안타깝고 또 안타까워요 ㅠㅠㅠㅠ

유수 2024-12-21 12:57   좋아요 1 | URL
단발님께도 그랬군요. 경험과 분투를 책으로 내주셨어서 더 특별하게 남습니다. 저도 엄마의 독서 읽어봐야 겠어요.

건수하 2024-12-20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식 보고 너무 놀라고 황망했어요. 곧 책 출간 예정이시라고 하던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수 2024-12-21 12:55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이에요. 뒤늦게 다른 책도 찾아 보게 돼요.

심야책방 2024-12-20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 분 책 참 좋아했는데..젊으신 분인데 안타깝네요. ㅠㅠ

유수 2024-12-21 12:55   좋아요 0 | URL
네 ㅜㅜ 당연한 것처럼 계속 써주시리라 생각했어요. 애석합니다.
 

고닉 서평 중에 제일 궁금했던 책!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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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12-19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이 번역되는군요 필립 로스의 인생책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유수 2024-12-19 23:37   좋아요 1 | URL
오 그래요

서곡 2024-12-19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이 필립‘이라는 무료전자책(문학동네)에 로스의 인생책들이 나옵니다 거기서 읽었어요 유일하게 여성 작가가 쓴 작품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유수 2024-12-19 23:47   좋아요 1 | URL
하루에 역시를 두번 쓰게 하다니!
 

기대가 진흙이 될까 봐 묵히고 미루다 읽었는데 너무 좋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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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의 오셀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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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밑줄에 이어, 결국 따라적게 되었던 문장들은

행진은 몸이 걷기를 통해 말하는 때이고, 사적 시민이 공중公衆이라는 저 신비로운 것으로 변하는 때이며, 도시의 거리를 가로지르는 것이 정치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방법이 되는 때다. 그 행진은 9 · 11의 살육과 분열의 순간을 전세계적 일체감의 순간으로써, 함께 행진하는 낯선 사람들 간의 신뢰의 순간으로써, 무기와 비밀이 아니라 탁 트인 하늘 아래를 걷는 사람들에 의해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으로써 맞받아쳤다. - P149

대중은 마치 자신이 지닌, 폭력이 아니면서도 강력한 힘을 한껏 즐기고 있는 거대한 한마리 짐승이 된 것 같았다. - P150

역사는 공통된 꿈, 여론의 고조, 전환점, 분수령 등으로 이루어진다. 역사는 상응하는 원인과 결과보다 더 복잡한 것으로 이루어진 풍경이며, 그 평화운동도 부시보다 훨씬 더 멀리 오래전에 뿌리내린 원인에서 비롯됐다.
결과는 원인에 비례하지 않는다. 엄청난 원인이 때로 이렇다 할 결과를 낳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사소한 원인이 때로는 엄청난 결과를 낳기도 하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운동은 예상 밖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법칙이 예상케 하다시피, 노예제 철폐 운동은 최초의 광범위한 여권운동을 촉발하기도 했는데, 여권운동은 노예제 철폐와 거의 같은 시간이 걸려 미국 여성의 투표권을 확보했으며, 뒤이은 84년간 훨씬 더 많은 것을 성취했고 단연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행동주의 운동은 익숙한 길모통이 가게로 가는 걸음이 아니라 미지의 것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미래는 언제나 어둠 속에 있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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