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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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무엇보다도, 겸허해진다. 소멸과 죽음과 상실이 품고 있는 슬픔과 그것들이 이끄는 각성의 과정 때문만이 아니라 저자가 몸소 꺼내어 보인 자신과의 대면 덕분이다. 절묘하게 공명하는 표지그림을 계속 마주하며 나 또한 아주 아래로 내려가 묻어둔 기억 몇 가지도 들추어 볼 용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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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4-11-28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질병의 가치가 병자 본인의 성찰과 의미 찾기에 머무르는 것임이 아님을, 우리가 “질병을 이겨내는” 서사, ”긍정적인 환자“의 이상의 함정에 빠지고 있음을 조목조목 부드러이 짚어내는 동시에 저자 자신이야말로 ”질병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놀랍다.

유수 2024-11-28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00자평은 정말 글자수를 세는 거였구나..

유수 2024-11-28 2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효은 작가님 그림 정말 너무 좋고,. 이 책 읽게 된 계기인 메이님 번역 또한.. 원서 초판으로 30년도 더 된 책이던데 여러 모로 놀랍다.

단발머리 2024-12-1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띄어쓰기 포함일 거에요. 맞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 주 <다섯째 아이>를 다시 읽었을 때.. 나는 이상하리만치 벤이 무구한 아이로 느껴졌다. 어쩌면 그것이 이 소설의 핵이었을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괴물들>, 레싱 부분을 들추어 본다. <금색 공책>은 읽고 싶은데 읽고 싶지 않네ㅋㅋ

좋은 문학 작품이, 아니 좋은 글 한 편이 해야 할 일은 내가 느껴야 할 것 같은 감정이 아니라 실제로 느끼는 감저오가 살아 있는 경험을 대신 드러내 주는 것이다. ... 어쩌면 부분적으로는 누가 말하는지에 따라 다르다고도 생각한다. 레싱은 이 부분에서 중요한 일을 해냈다. 대체로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익명의 여성들에게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느낀 경험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사기꾼 같다는 느낌, 엄마 역할을 거부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 조용한 목소리, 그 경험 속에서 나도 살았다.

애나/도리스-저세상에 계신 도리스 여사님, 자꾸 이 둘을 통합하려는 저를 용서해주시길-는 아이와 함께 갇혔다느 느낌을 너무나 실감 나게 묘사한다. 하지만 도리스 레싱은 아이들을 버리지 않았었나? 그 사람이 엄마이자 작가로 사는 사람의 피로와 무기력을 어떻게 알지? 하지만 사람의 일은 그렇게 간단히 판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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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1-22 16: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리스 레싱 두 권 밖에 안 읽었지만 두 권 다 힘들었어요. (다섯째 아이랑 금색 공책) 찜해두고 있는 다른 책은 <그랜드 마더스>인데 그 책도 피하고 싶 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은 유수님 밑줄로 계속 읽게 되네요. 계속 읽어주세요!

유수 2024-11-28 22:25   좋아요 2 | URL
책 무서워서 못 읽겠어요. 도리스 레싱만 겨우 들춰봤고요. 애정이 클수록 괴물도 커.. 읽지도 못하겠는 나도 괴물이야 ㅜㅜ 막 그러고 있어요.

공쟝쟝 2024-12-06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아 아직 여기까지 못갔지만.... 쓰는 자아는 전능하죠... 솔직하기를 속이기도 좀 전능하다..ㅋㅋㅋ 소설가들에 대한 질투를 좀 섞어서ㅋㅋㅋㅋ 그러나 자전적 에세이도 픽션이다 ㅋㅋㅋ 그리하여 언제나 저는 필력론자... (뚜또잉)

유수 2024-12-06 20:45   좋아요 0 | URL
필력이란 무엇인가!! 누가 필력론자로 만들었나요. 쟝님 안목의 역사가 궁금합니다ㅎㅎ
 


서울여성회, <성폭력 개념/범주의 역사>, 정희진




<수치>, 조애나 버크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수전 브라운밀러


















위의 책 구판 <성폭력의 역사>, 수잔 브라운 밀러










<죄와 죽음과 사랑과-진우는 죽어야만 했던가> 박수남

-알라딘 중고서적으로만 검색 가능




<빨간 기와집>, 가와다 후미코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권은선 외

















<시장으로 간 성폭력>, 김보화


















권김현영 박사 논문 성폭력 피해자 대리인 연구



<여자의 방>, 메릴린 프렌치

메릴린 프렌치의 책을 언급하신 것은 아니고 말씀하신 인용문 출처를 찾지 못해서 일단 저작 긁어옴

(같은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젠더와 민족>, 니라 유발-데이비스





















자이니치 1세대 여성 감독 박수남 감독님의 저작 <죄와 죽음과 사랑과-진우는 죽어야만 했던가> 소개하실 때, 다큐 추천하셨고 그 중 현재 상영 중인 되살아나는 목소리 꼭 볼 것을 당부하심.

우리 동네에 역시 없고 서울 갔을 때 봐야했네. 

옆동네 광역시 노려봅니다

오, 침묵은 ott로(퍼플레이) 볼 수 있다! 



침묵」 - 퍼플레이 http://purplay.co.kr/service/detail.php?id=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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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1-21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쌤 강연 다녀오셨군요? 너무 좋으셨을 거 같아요. 모르는 책이 수두룩이라 ‘읽고 싶어요’에 담아둡니다!

유수 2024-11-21 21:34   좋아요 2 | URL
좋았습니다. 단발님😭 게으르고 늘어지는 인간이라 이렇게 선생님 현장 강연 들어야 과충전되고 그 충전빨(!)로 공부도 하고 그러네요.

단발머리 2024-11-21 21:36   좋아요 2 | URL
한 달은 가더라구요, 저는요 ㅋㅋㅋㅋ 너무 좋아서요. 노트 필기도 쳐다보고 또 쳐다보고 ㅋㅋㅋㅋㅋㅋ좋은 시간 보내셨다니 아주 반갑고 기쁘네요🤩

유수 2024-11-21 21:52   좋아요 2 | URL
에이 그럴 리가요. 단발님처럼 부침없이 정진하고 싶습니다요. 물론 이번 생에서는 다 틀렸구..ㅋㅋ

다락방 2024-11-22 12:24   좋아요 1 | URL
두 분 댓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즐겁습니다.
 

전자책 밑줄
-틸로 등장 전

나는 그 어리석음에, 그 모든 것의 무가치함에 혐오감을 느꼈지만, 어쩐 일인지 충격은 없었다. 내가 자라난 도시의 피비린내나는 역사에 대한 친숙함 때문일 수도 있었다. 마치 우리 인도인 모두가 그 존재를 끊임없이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망령‘이 저 깊은 곳에서 갑자기 으르렁거리며 올라와 우리가 예상했던 그대로 행동한 것 같았다. 그 망령은 일단 욕구가 충족되자 지하 은신처로 물러났고 정상성이 그 입구를 덮었다. 미쳐 날뛰던 살인자들은 송곳니를 감추고 일상의 업무-사무원, 재단사, 배관공, 목수, 장사꾼으로서의ㅡ로 복귀했고 삶은 이전과 같이 이어졌다. 우리의 세계에서 정상성은 삶은 달걀과 약간 비슷하다. 그 단조로운 껍질속 중심부에 지독한 폭력성을 지닌 노른자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중심부가 흔들리지 않는 한, 노른자가 흘러나오지 않는 한 우리는 괜찮을것이다. 위기의 순간에는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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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4-11-19 14: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내가 이걸 읽었었다니...독후감은 나 아니고 남이 쓴 거 같은 기분... 이거 syo님이 리뷰대회 하자 하고 자기만 쏙 빠져서 개삐졌던 기억만 남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4-11-20 07:46   좋아요 1 | URL
저 이 책 세번째(두번반) 읽어요.
두 분 우정 보기 좋습니다.
 

우에노 지즈코, 스즈키 스즈미 서간집 <페미니즘, 한계에서 시작하다> 읽을 때 옮겨적느라 바빴다. 우에노 지즈코가 언급하는 작가들, 궁극적으론 그의 문학론 궁금했는데 검색부터 안되는 이름들도 있었다. 이 책에 그 내용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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