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와 늑대 - 괴짜 철학자와 우아한 늑대의 11년 동거 일기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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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강박적으로 집중한 결과 인간은 노이로제에 걸렸다. 노이로제는 감정 생산에서 감정 점검으로 초점이 옮겨질 때 나타난다. 당신은 현재의 삶에 진정 만족하는가? 파트너는 당신의 욕구를제대로 이해해 주는가? 아이를 기르면서 정말 성취감을 느끼는가?
물론 삶을 점검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삶은 우리 자체요, 행복한 삶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의 특성상 우리는삶을 점검하는 올바른 방식을 터득하지 못한다. 삶을 점검하는 것이 감정을 점검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정을 점검할 때, 그 내부를 살펴서 무엇이 존재하고 무엇이 부재하는지 확인하여 부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우리는 스스로 희망하거나타당하다고 판단하는 대로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착한 행복 중독자들은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새로운애인, 새로운 자동차, 새로운 집, 새로운 삶처럼 온통 새로운 것을 말이다. 중독자들은 행복이란 항상, 오래되고 친숙한 것보다는 새롭고 특이한 것에 있다고 여긴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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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정용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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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죽음에 다가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늘 내 자신에게 묻곤 했지. 내게 장애가 있나? 단어가 입술 사이를 가로막아 산산조각이 난 언어. 끝없이누수되는 호흡, 치아 사이사이로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말들
나는 분명 장애가 있지. 타인의 장애를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일일까? 장애는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오직 확인만 가능할뿐이지. 잘려져 나가거나 뽑혀져 없어져야만 비로소 알아볼 수 있는 불구, 혹은 처음부터 남다른 기형의 조건들, 그들은 오직확연하게 다른 것만 분간할 수 있거든. 입속에 숨은 작은 혓바닥이 아무리 떨며 뒤틀려도 내 혀는 불구가 아니야. 그들은 내장애를 이해할 수 없어.
- P18

지루함이 길면 죽고 싶어진다. 파도에서는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바닷속에 잠겨 있던 침묵이 파도의 움직임을 따라 부서지는 것뿐. 들리는 것은 끝없는 침묵, 침묵뿐이다. 지루하 다. 지루해지면 곧 우울해졌다. 우울함이 길어지면 마음 깊숙한곳이 뒤집히고, 수없이 많은 방이 텅텅 비는 것 같은 허무함을 느꼈다. 그럴 때면 아무도 동정하지 않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갑판에 몇 번이고 침을 뱉었다. 침은 금세 말라붙어 죽은 새우껍질처럼 하얀 찌꺼기들을 남겼다. 그 찌꺼기들을 보고 있으면또 지루해지고, 우울해지고, 기어이 죽고 싶어졌다. 시간은 죽고 싶다는 생각의 끝없는 회귀이고, 삶은 그것을 버텨내는 불안함이자 미쳐가는 정신의 바다를 항해하는 돛 없는 배였다. 난끝없이 표류하고 조금씩 침몰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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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20-05-12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함에 그냥 빠져보고 싶네요.

몽이엉덩이 2020-05-12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읽기가 힘든 부분들이 있어요
 
관계를 읽는 시간 -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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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면서 몇년전 헤어진 친구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20년 넘게 만나고 절친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더 이상 만나기 힘들었다.
그래서 인연을 끊게 되었는데 난 사실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의문이었다.
이 책에서 정확하고 너무나 확실한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감정조절자. 자아 미분화. 자아 과분화
이런 단어들에 담긴 뜻대로 우리사이가 그랬던 것이다.

과거의 내모습을 알게 되었다면 내일의 내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는 용기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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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철학수업 - 자유를 위한 작은 용기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5
이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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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힐링이나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도록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이다.
뼈아픈 현실을 딛고 일어서도록 격려해주는 책이다.

 "이해할수 없어!"는 내 지성의 무능력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것은 자신의 지성이 전제하고 있는 것만으로 판단하려는 태도를 무심결에 토로하는무지의 표출이다.
 그 무능력한 자신만의 지성에 머물러 있는 한, 지성의 노예를 면할수 없다. "이해할 수 없어!"는 그 노예의 언사고, 거기 동반되는 분노는 노예의 감정이다. 대개는 내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심하면 누구처럼죽음에 이르게까지 하는 그런 감정이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무언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그게 어떤 종류의 일이든 내 지성의 한계가 드러나는 사태다. 따라서 그것은 내 지성이 자명하다고 가정하는 전제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 그럼으로써 내 지성의 한계를 확장할 기회를 뜻한다. "이해할 수 없어" 라는단어를"대체왜그랬을까?"라는 질문을 바꾸는 순간, 그리고 그 의문에 답하기 위해 저 이해 할 수 없는 이의 입장에 서는 순간, 비로소 나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향해 한 걸음 내딛게 된다.
p187

자존심은 약한 자들이 자신의 약함을 가리기 위한 방어기제고, 자긍심은 강한 자들이 스스로 갖고 있는 힘에 대한 긍정이다. 전자는 남을 향한 것이라면, 후자는 자기를 향한 것이다. 그렇기에 자존심은 남얘기에 귀를 쫑긋 세우지만, 남의 비판에는 귀가 닫혀 있고, 자긍심은남 얘기에 귀를 세우지 않지만 남의 비판에는 열려 있다. 자존심은 항상 남들에게 자신을 설명하고 변명하려 하지만, 자긍심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약한 자,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자는 한 번의 큰 흔들림이나 의심만으로도 붕괴할 수 있지만, 강한 자, 스스로를 확신하는 자는 어떤 흔들림이나 의심에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남들 앞 에 자신을 세우려는 자는 작은 비판도 받아치고 반박해야 하지만, 스 스로를 확신하는 자는 근본적인 비판이나 의심조차 진지하게 검토하고 받아들 수 있다.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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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촌 레이첼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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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골칫덩이 레이첼이 마침내 내게 일을 저질렀다˝

아버지와 같은 나의 보호자인 사촌형에게 이런 편지를 받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필립은 요양차 이탈리아로 떠난 사촌형에게서 갑작스런 결혼소식과 그후 얼마 뒤 불길한 편지들을 받고 이탈리아에 도착하지만 이미 사촌형은 죽은 뒤였다.
미망인 레이첼은 떠난 뒤였고 사촌형의 죽음은 의문만 남긴다.

레이첼이 필립의 저택으로 찾아오면서 어리고 순진한 필립이 어떻게 레이첼에게 미혹되는지, 어떻게 끌려가는지 읽는 내내 답답했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왜 ˝레베카˝도 레베카의 말을 들을 수 없고 이 책도 레이첼의 말을 들을 수 없는가이다.
그냥 이렇게 끝나버리면 레이첼은 정말 악녀로 남게 되는가.
알 수 없는 레이첼의 마음이 궁금하다.
역시 대프니 듀 모리에 책은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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