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이야기꾼 구니 버드 동화 보물창고 5
로이스 로리 지음, 미디 토마스 그림, 이금이.이어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들어 처음 도서실 수업을 갔다. 주로 도서실 책을 바구니에 구성해서 교실로 가져와 활용하는 편이라 도서실 가는 날은 그냥 편하게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저중고학년을 고루 해보니 저학년은 매주 갈 수가 있는데 고학년은 시간 내기 어려웠다. 올해는 중학년. 그 중간쯤 될 듯하다. 창체에 박힌게 많아 책읽는 교실 활동을 국어시간에 넣다보니 도서실 자유독서 시간을 국어에 또 넣기가 시수상 많이 힘들다. 어쨌든 최대한 내 보려고 한다. 내가 가기 싫어서 안가는게 아니다. 가면 나도 서가를 찬찬히 둘러볼 여유가 있어서 좋다.^^

둘러보다 이 책이 눈에 띄었는데 작가 이름에 눈이 번쩍! 로이스 로리? 기억전달자를 쓴? 맞네! 동화도 쓰셨구나. 거기다 역자가 이금이 작가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들과 함께 번역하셨다고 한다.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제목과 목차를 대충 보니 이야기의 법칙을 동화로 알려주는 책일 것 같았다. 우와, 대작가가 알려주는 이야기 만드는 법? 이런 책을 여태 도서실에 그냥 꽂아 놨다니. 당장 빌려왔다.^^

피죤 선생님의 2학년 교실에 구니버드라는 여자아이가 전학을 왔다. 옷차림부터 희한한(잠옷에 카우보이 부츠) 이 아이는 자신은 주목받는 걸 좋아한다며 교실 가운데 앉혀달라고 당당히 요구를 했다. 마침 선생님은 '재미있는 이야기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었고 아이들은 구니버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구니버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다.

구니버드는 매일 한 에피소드씩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든 이야기는 자신이 겪은 일이다. 그게 이야기가 될 수 있나? 될 수 있더라.ㅎㅎ 결국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던가? 다만, 그게 '이야기'가 되려면 독자를 붙잡아둘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게 이야기꾼의 능력이고 이 아이는 그걸 가지고 있었다. 선생님은 살아있는 교재로 가장 적절히 사용하셨고.^^

이 책에는 말놀이적 요소도 많이 들어가는데 모국어가 아닌 경우 그걸 온전히 살리긴 어렵다는게 좀 아쉬운 점이다. 예를 들면 아이는 '프린스'(왕자)와 함께 '팰리스'(궁전)에 가서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프린스는 사람 이름이고 팰리스는 아이스크림 가게 이름이었다는 것이 원작에선 재미있는 반전이 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진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원어로 읽지 않는 한 이정도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구니버드의 에피소드들은 그대로 한편 한편의 단편이야기가 되었고 선생님은 그 풍성한 이야기의 재료를 가지고 주인공과 부차적 인물이라든지, 건너뛰기와 회상하기 같은 이야기 진행의 기법 같은 것을 살짝살짝 지도하신다. 때로는 구니버드 자신이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려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기도 하고, 그럴 때 '갑자기'라는 말이 효과적이라는 나름의 비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속편을 기대하게 되는 책의 결말도 정말 흥미롭다. 구니버드만 이야기를 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구니버드와 아이들, 선생님은 그동안 들려줬던 이야기의 제목들을 새롭게 연결지어 자신만의 이야기 제목을 하나씩 갖게 된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또 나올 것이 있을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신은 우리에게 무한한 샘도 몇 가지 주셨다. 그중의 하나가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이제 아이들은 샘을 파는 일만 남았을 뿐.^^

아 그리고, 속편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이 한 권 더 있다. <우화 작가가 된 구니버드> 라는 책이다. 이 책에선 청자(독자)였던 반 친구들이 자신만의 우화들을 만드는 모양이다. 어우 궁금해 참을 수가 없네. 낼 출근하면 도서실에 있으려나? 있어도 꼭 학부모총회와 공개수업과 학부모 상담을 온전히 끝내고 읽어야 된다~~! 라고 나를 타이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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