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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답게? 여자답게? 그냥 나답게 할래요! - 남자와 여자의 올바른 차이를 알려 주고 서로 존중하게 돕는 생활동화 ㅣ 어린이 사회생활 첫걸음 1
최형미.이향 지음, 박선하 그림 / 팜파스 / 2018년 3월
평점 :
이렇게 의도를 담아 짜맞춘 동화를 내가 무지 싫어한다는 것을 깜빡하고 책을 신청해버렸다. 책의 탓은 아니고 나의 취향 탓이지만, 책에 빠져들지 못했다. 책에서 설정한 상황이 작위적이고 인물들의 캐릭터 또한 극단적인 면이 있다. 실제로 주변에서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라 그런지 스토리에 몰입되지 않고 공감이 잘 가지 않으며 이야기와 주제가 따로 놀았다.
주제에는 백번 공감한다. 남녀의 차이가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남녀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집안일을 분담한다는 것을 남자가 여자를 돕는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당연히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하늘이야!" 라는 조선시대 발언을 진심으로 하고 있는 호철이의 캐릭터는 너무 밥맛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남녀 통틀어 한 명의 달리기 대표를 뽑는 상황 또한 실제로는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민주가 호철이와 비겼지만 설사 이겼다고 한들 양성평등을 논할 소재는 못 된다. 이런 것은 차이에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왜 모든 운동경기에 남녀종목이 따로 있겠는가? 이런 설정은 남녀의 극단적인 대립을 부추기는 어떤 모습을 보는 듯해서 썩 보기좋지 않았다.
이 학급 또한 남녀의 대립으로 치달았는데, 내 경험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모습을 경험한 적은 없다. 그중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던 한서마저도 집단 아이스케키 추행에 참여하는 장면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이게 요즘 볼 수 있는 일인가? 내가 경험이 너무 좁은가?
얇은 책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캐릭터는 단선적이고 스토리는 극단적이게 되는 것 같다.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이 어린이들에게 그리 필요없는 책일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슬로우푸드도 필요하지만 인스턴트도 꼭 필요한 상황이 있으니까.(대표적으로 나-인스턴트 없으면 못살아^^) 이 책은 어떤 장면에서는 매우 활용하기 좋은 책이 될 수도 있겠다. 내게 극단적으로 비춰지는 캐릭터는 그럴 때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제목이다. 그렇다. 나답게. 여자도 남자도 우월하지 않다. 차이가 있는 동등한 존재일 뿐이다. 그냥 나답게 살면 된다. 그게 가능한 사회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모두에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