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 최은옥 / 비룡소>
올해 4학년 우리반 아이들과 나눌 책(문학)으로 일단 이 책과 지난번에 정한 <진짜 도둑>을 골랐다.
그러고보니 다뤘던 책 중 2,3,4학년에 최은옥 님의 책이 들어간다. (이분은 주로 저중학년 작품을 많이 쓰셨고 아이들에게 반응도 좋다) 2학년 때는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를, 3학년 때는 <책읽는 강아지 몽몽>을 읽었다.
이 책은 지난 가을 북부교육청 질문이 있는 독서토론 연수에서 다루었던 책이다. 덕분에 읽고 지나쳤던 책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도, 함께 나눌 이야기도 많았다. '4학년이랑 하면 딱 좋겠네'라고 생각했는데 올해 4학년이 되었네!^^
어떻게보면 동화는 일종의 거짓말(?)이고 거짓말을 얼마나 능청스럽게 잘하느냐가 독자를 사로잡는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최은옥 작가님은 탁월하다. 이 책도 그렇다. 장난꾸러기 세 친구의 두 손이 제목처럼 '칠판에 딱 붙어' 버린 것이다. 이런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설정에 '쳇!' 하는 웃음을 날리고 책을 덮느냐, 다음이 궁금해 책에 빠져드느냐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좋은 동화는 주로 후자로 독자들을 이끈다.
칠판에 붙은 세 아이들의 손은 무슨 방법을 써도 떨어지지 않았고, 그 과정에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이 책의 내용을 이룬다. 여러 인간군상의 모습들을 볼 수 있기도 하고, 각기 다른 아이들의 고민도 배어나온다. 칠판에 붙었던 아이들의 힘든 하루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을 알려주며 마무리된다. 어찌보면 결말이 교훈적이고 반전의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는데 아이들은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니 까다롭게 굴 필요는 없겠다.
오옷? 그런데 반전은 '그 후'에 있는 것 같다. 기상천외한 사건을 겪으며 아이들은 회복되었는데, 뉴스에 보니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특이한 점은 혼자 붙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둘이든 셋이든. 그리고 꼭 손이 붙는다. 자~ 이제 큰일났다. 내일이라도 내가 붙을지 모른다면 난 뭘 어떻게 해야할까?^^*
올해 3,4학년 국어에 한 학기 한책읽기가 들어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는데 기존에 해오던 방식의 장점을 완전히 포기하기가 어려웠다. (기존의 방식이란 4인1조 단기 독서릴레이를 하며 문학도서와 비문학도서-가능하면 교과연계-를 골고루 읽고 독후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일종의 온작품읽기라고 볼 수는 있는데(작품 전체를 읽는다는 면에서는) 슬로리딩은 아니며, 주 1권을 읽다보니 시간적으로 급한 느낌이 있다. 작품을 곱씹고 나눌 정도의 여유는 아이들에게 주지 못한다. 그래서 올해는 4권 릴레이 기간 6주를 8~9주로 늘리고 문학 2권은 돌려읽기가 끝난 후 함께 나누는 시간을 별도로 더 가지기로 했다. 동학년 4개반이 함께 진행하므로 책을 모으면 한 책이 한 학급분이 된다.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 돌리며 활동해도 될 것 같다.
그래서 일단 1차 릴레이를 할 책을 4권 골랐다.
<문학>
국내 :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국외 : 진짜 도둑
<비문학>
동동동대문을 열어라 (서울의 역사문화 관련)
what? 지구와 달 (올해 4학년 과학 보충단원 관련)
원래 이런 릴레이를 연 6차까지 했는데 올해는 기간을 늘이고 4차만 하려고 한다. 그러면 1학기에 문학 4권을 다루는 셈이다. 이미 두 권 정했으니 다음 2권은 권정생 선생님의 랑랑별 때때롱, 유은실 님의 멀쩡한 이유정, 강정연 님의 건방진 도도군 등이 기다리고 있고 송미경 님의 작품도 하나 다루고 싶고, 케이트 디카밀로와 린드그렌도....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사자와 마녀와 옷장)도 읽고 싶다. 그외에도 많음.... 없어서 문제인게 아니라 너무 많아서 고를 일이 문제다.
일단 시작한다. 문제가 있으면 수정하며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