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아이돌 클럽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8
신지영 지음, 정진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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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로 중학년용 책들을 찾아보고 있다. 이 학교에 와서 고학년 2년, 저학년 1년 했으니 다음은 중학년? 그런 속셈이 있는 것도 같고, 중학년과 읽을 책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아이돌 클럽'이라는 제목이 가벼워보여서 썩 끌리지 않았지만 읽어보았다. 첫인상과는 달리 아이들과 깊이있게 얘기해볼만한 진지한 주제가 들어있었다. 교사가 몇번에 나누어 읽어주어도 아이들이 관심을 유지하며 끝까지 들을 것 같다.

이 책에는 양 극단의 성격을 가진 서영이와 승한이가 친구로 나온다. 둘 다 선의를 갖고 친구를 위하려 하는 성격이지만 주변은 그 아이들의 마음과 달리 돌아간다. 오해와 불화가 겹치고 결국엔 고립된다. 말하자면 왕따가 된 것이다. 주변 아이들은 특별히 착하지도, 그렇다고 엄청 못되지도 않은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그렇다면 본인들의 문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왕따 당하는 아이도 문제가 있다"는 말은 특히 교사 사이에선 금기어로 통한다. 이런 말을 함부로 했다간 뼈도 못추릴 곤욕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한번 생각해보길 원한다. 그런 경우가 정말 1도 없을까?

서영이는 밝고 유쾌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반에서 은따가 되어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이사까지 감행하며 딸을 전학시킨다. 전학간 반에는 유치원 때 친구 승한이가 있었다. 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아주 인기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조금더 지켜보니 그 인기는 자신을 지나치게 희생하며 남좋은 일만 해서 만든 신기루인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서영이는 비분강개하여 따지고 들었고 둘은 일순간에 고립되었다. 이제 궁금했던 서영이의 왕따 원인도 밝혀졌다. 즉각적, 직설적, 공격적인 어법은 설령 틀린 말이 아닐지라도 남의 심기를 꼬이게 만드는 것이다.

1)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뭐가 문제야. 맞는 말이잖아!
2) 내가 참으면 그냥 지나갈 걸 왜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
둘의 문제는 무엇이고 나는 이 둘 사이 어디쯤에 위치할까. 나는 평소 승한이처럼 갈등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크지만 열받으면 서영이처럼 직설적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어떨까? 아이들과 찬찬히 짚어보면 좋을 문제인 것 같다.

이러한 캐릭터를 드러낸 채 스토리는 재미있게 흘러간다. 둘은 고립된 후 공교롭게 학교축제의 반대표 출연자가 되었다. 그것도 '판소리'라는 낯선 종목으로. 해낼 수 있을지의 위기에서 그들의 모든 문제를 상세히 알고 있는 '퍼펙트 아이돌 클럽'의 도움이 다가온다. (과연 그 클럽의 실체는 무엇일까?) 아이들은 여러 고비를 넘기며 둘의 개성이 담긴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문제점과 그것을 해결할 실마리도 찾아냈으니 아주아주 해피엔딩 스토리라 하겠다.

퍼펙트 아이돌 클럽의 전적인 지원으로 문제를 해결한 두 아이가 클럽의 일원 자격을 얻어 다음 친구의 문제해결을 돕게 된다는 내용이 이 책의 결말. 그러나 끝까지 클럽의 실체는 보여주지 않고 끝난다. 이건 좀.... 열린 결말이라기 보다는 안 풀리는 실을 그냥 쑤셔넣은 느낌인데.... 현실동화 안의 판타지도 아니고, 궁금해하며 읽은 독자들에게 책의 개연성만 떨어뜨리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좀 아쉬운 부분이다. (설명을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 느껴지면 김이 새잖아!) 차라리 덜 극적이더라도 개연성 있는 역할을 설정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교실상황에서 자주 접하는 아이들의 성격적인 문제를 다룬 점은 반가웠다. 내가 교사라고 인간개조 따위를 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사람은 늘 자기 위치를 살피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을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시키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그런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중학년용으로 나와 있지만 3학년은 좀 빠른듯하고 4,5학년에게 적당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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