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수 작가의 이름은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다는 이유 때문에 잘 알고 있지만 작품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와 <학교가 괴물로 가득찬 날>정도.... 원래 만화를 그리던 분인데 어린이책에 매력을 느껴 전향하셨다고 한다. 그림작가와 글작가를 같이 하시는 분들을 보면 세상의 능력은 참 불공평하게 편중되어 있다는 자괴감이 드는데, 이분도 양쪽이 모두 훌륭한 작가인 것 같다.작가는 주인공 소녀를 '공주'라고 불렀다. 성에 사는 왕과 왕비의 딸이라서는 아니다."아, 참고로 이곳에서는 열 살 미만의 어린이는 모두 왕자님과 공주님으로 불리며, 작은 왕관을 갖고 있답니다."그렇지. 우리 딸도 공주님이라고 불렸었다. 돌아가신 어머님은 손녀를 '보름달 공주님'이라고 부르셨다. 열 살이 뭐냐. 스무 살이 되어서까지 말이다.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딸은 그 이야기를 하며 가장 많이 울었다....ㅠ다시 책으로.... 이 책의 소리 공주는 늘 환한 웃음으로 주변을 기분좋게 해주는 소녀였는데 어느날부터 절대 웃지 않게 되었다. 웃지 않으리라 결심했고 누구도 그 결심을 깨지 못했다. 이웃들과 친구 민우 왕자는 소리 공주의 웃음을 찾아 주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며 애써 보는데....결국 다시 웃게 되는 공주의 얼굴에서 알게된 웃음잃음의 원인은 거의 반전이라 할까? 오래되어 내 기억에선 멀어졌던 이야기... 하지만 또래의 아이들은 공감을 하려나?^^작가는 여기에서 어린 아이들도 나름대로 끙끙 앓을만한 남모를 고민들을 갖고 있다는 점을 말하려 하는 것 같다. 그것은 아이 자신에게는 우주만큼 큰 문제일수도 있다고.... 아이들이 갖고 있는 컴플렉스는 어른이 보기엔 대수롭지 않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인생과제이자 통과의례일수도 있다고.이 책에선 어른들과 친구의 지극한 정성이 아이의 컴플렉스를 날려 주었는데, 내 곁에 있는 아이들은 지금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아직은 이야기하기를(특히 자기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니 한번 물어볼까? 너희의 모습 중에서 가장 부끄럽거나 자신없는 부분은 뭐야? 그것 때문에 속상한 적 있었어? 어쩌면 내가 구박하는 그 아이의 눈치없음, 저 아이의 날뜀, 이 아이의 복장터짐 등등이 모두 아이들의 컴플렉스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것들을 다루는 방식은 당연히 달라져야 할 게 아닌가?왕자나 공주가 아닌 아이는 없다. 그 아이를 못 웃게 하는 것은 뭔지 알아보려고 노력이라도 하는게 필요하겠다. 거기에다 왕자와 공주들 누구나 갖고 있는 장점과 아름다움을 깨우쳐 주는 일도 필요하겠고. 이것은 '말은 쉽지'에 속하는 일로서 나도 노력해보지 않은 바는 아니나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애써 보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