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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무서운 기생충이 입장하였습니다 ㅣ 기생충 박사 서민의 홀릭홀릭 1
서민 지음, 김석 그림 / 웅진주니어 / 2016년 12월
평점 :
반아이들 데리고 도서실 갔다가 2학기에 수서한 책들 중에서 적당히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집어왔다. <기생충 열전>으로 유명해진 서민 교수가 어린이 대상으로 쓴 기생충 시리즈 3권이다. 어린이 대상의 어렵지 않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보책들을 나는 좋아한다. 머리가 굳어서 이제 깊이있고 전문적인 책들은 진도가 잘 안 나가서.ㅎㅎ
서민 교수의 책 중 나는 <서민적 글쓰기> 한 권만 읽어봤다. 글쓰기에 대한 그의 열망과 그것을 이루어낸 노력을 존경한다. 시사에 대한 그의 글에는 논란이 다소 있는 것으로 알지만 나는 많이 읽어보진 못했으니 판단 보류. 어쨌든 이 책은 그의 전공분야를 쓴 책인데다가 성인용 저서가 이미 좋은 반응을 얻었으므로 믿고 봐도 될 것이다.
구성이 참 좋다. 정보책의 딱딱함을 느낄 수 없게끔 재미나게 구성을 해 놓았다. 다양한 표정의 저자 얼굴 사진이 콜라주 되어 이런저런 안내들을 하는데, 그 다양한 표정의 사진을 찍으신 것만 해도 보통분은 아니구나 생각하게 된다. 하여간 각장마다 다양한 표정의 저자가 길잡이를 해주고 있어서, 저자를 가까이서 본듯 너무나 친숙해질 정도다.^^ 본문의 분량이 적지는 않은데 책장 전체에 재미있는 그림이 가득하고 각 기생충과의 인터뷰 코너 등 여러 코너들이 특색있게 구성되어 지루할 틈은 없다.
<1권. 두둥, 무서운 기생충이 입장하였습니다>
사람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기생충들을 소개한다. 말라리아나 사상충 등 익히 들어본 것들도 있지만 파울러아메바나 크루즈파동편모충 등은 처음 들어본다. 본래 기생충들은 숙주 몸 안에서 티 안내고 조용히 살려고 한다. 숙주가 건강해야 자신들도 무사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이것은 최종숙주에 한해서이고 중간숙주가 있는 경우 문제는 달라진다. 어찌하든지 최종숙주로 옮겨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기생충들은 별별 방법을 다 동원하고 사람에게 무서운 고통과 질병을 안겨주기도 한다. 특히 숙주를 조종하는 개미선충 등을 보면 섬뜩하다. 하등동물에 해당하는 것들도 생존을 위해선 그런 능력을 갖게 된다니!
<2권. 똑똑, 상냥한 기생충이 찾아왔습니다>
2권은 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착한 기생충 편이다. 중학교 가정 시간에 돼지고기 덜익혀 먹으면 무서운 갈고리촌충에 걸린다고 배운 것을 아직까지 진리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럴 위험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편충 같은 경우는 자가면역질환을 고치는 치료법으로 연구되고 있다니, 기생충하면 부르르 떠는 인식을 바꿔야 할 것 같다. 회충 등의 기생충 감염율도 현저히 떨어져서 이제는 굳이 구충제를 먹을 필요도 없다고 한다. 연로하신 아버님은 아직도 봄 되면 구충제를 사오시는데, 말려야겠다.^^ 채변봉투의 기억은 그야말로 먼 추억이니까.
<3권. 짜잔, 독특한 기생충을 소개합니다>
3권은 그 외 특색있는 기생충들을 다루고 있다. 엉덩이를 가렵게 하는 요충을 비롯, 암수가 평생 해로하는 주혈흡충, 최종숙주인 고양이에게 가기 위해서 쥐를 조종해 고양이에게 대들게 만드는 톡소포자충, 아주 오래 사는 포충 등 흥미있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 책을 중학년 이상 아이들에게 권해주면 좋겠다. 기생충 알아서 뭐하냐고?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ㅎ 생각보다 기생충은 우리와 늘 가깝게 있으며 종류도 광범위하고 미치는 영향도 제각각이다. 인상적이었던 것 또 한가지는 기생충학자들이 기생충을 배양하기 위해 자기 몸을 직접 이용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애벌레를 삼킨 후 본인의 대변을 날마다 뒤지며 기생충을 찾는다든지 하는 식이다. 어떤 연구든 쉬운 것은 없구나.... 그러니 지금까지 연구된 사실들을 재미있게 배우는 것도 일반인들의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