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야, 울지 마! 문지아이들
오채 지음, 김영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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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문제를 다룬 동화가 꽤 있는 것으로 안다. 몇년 전 '섬마을 스캔들'(김연진/살림) 이라는 동화를 읽었던 기억도 난다. 그 책이나 이 책이나 분교를 몹시 낭만적으로 그렸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선하다. 선생님은 사적시간과 공간을 오픈할 정도로 아이들과 가깝고, 아이들은 선생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며 비록 상처가 있을지라도 삐뚤어지지 않고 착하며, 동네 주민들도 하나같이 선하고 학교와 아이들 교육에 협조한다. 이것이 현실과 얼마나 가까운지는 내가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들은 바로는 복수담임을 하며 온갖 업무까지 해야하는 분교 교사의 삶은 낭만적이고 여유로운 것과는 거리가 멀고, 시골 아이들이라고 모두 순수한 것은 아니며, 지역주민들도 호의적이지만은 않고 그들로 인해 고통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동화가 꼭 현실의 평균치를 그려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이처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는 분교도 있겠지 라고 생각해본다.

이 책이 아름답고 낭만적인 이유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추억이 담겼기 때문이다. 작가는 안마도라는 섬에서 태어났고 등장인물 중 정희와 무척 닮았다. 작가의 학교도 얼마전 폐교가 되었고, 다시 찾은 그곳에서 작가는 어린 날의 자신을 보았다.

문학소녀인 정희는 동네주민이 된 노을언니의 격려를 받고 작가를 꿈꾼다. 정희 외에 피아니스트가 꿈인 다은이와 청일점 강산이 이렇게 6학년 셋, 정미와 다솔이 2학년 둘, 다섯명이 산꽃학교의 전교생이다. 6학년 졸업과 함께 폐교가 결정된 학교에서, 졸업식때까지 이들 다섯 명이 만들어가는 추억이 이 책의 내용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꿈을 이야기하고 지지한다.

'추억이 살아갈 힘이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경험과 추억의 크기만큼 사고하고 상상할 수 있다. 산꽃분교는 그 추억을 흠뻑 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학교는 어떨까? 이곳도 아이들 삶의 자양분이 될 추억을 담을 곳이 될 수 있을까?

교과목과 시수에 꽁꽁 묶인 교육과정, 방과 후에도 순례해야 하는 온갖 학원의 일정, 부모들의 성취 욕구, 삭막해진 마음으로 서로 상처내고 상처받는 아이들의 관계. 이 틈바구니에서 아이들의 따뜻한 추억을 바라는 교사는 자주 무능감을 느낀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아이들은 꿈 같은 학교라고 말할까? 난 이 학교에서 벤치마킹할 것을 하나 찾아냈는데 그것은 산꽃분교의 공식인사였다.
"오! 영원한 친구, 오! 행복한 마음, 오! 즐거운 인생, 예 !"

오래된 우리시대 나미의 노래가 이렇게 신선한 인사가 된다니! 검색해보니 리메이크 버전도 있다.
(장미여관이 부른 것도 있는데 그건 좀ㅎㅎ) 아예 반가로 만들어도 좋겠다.
"서로 다같이 웃으면서
밝은 내일의 꿈을 키우며 살아요.
오! 영원한 친구
오! 행복한 마음
오! 즐거운 인생
예!"

여기는 시골도 아니고 나는 분교 총각선생님도 아니지만, 아이들과 이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좀 더 신나게 살아간다면 바랄 게 없겠다. 그럴 수만 있으면 나의 교직 후반부가 보람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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