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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뿅이 동화 쓴 날 - 2016 오픈키드 좋은 어린이책 추천, 2016 아침독서신문 선정, 으뜸책 선정 ㅣ 바람그림책 37
후나자키 요시히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토끼 뿅이 동화 쓴 날 / 후나자키 요시히코 / 천개의바람>
천개의바람 최진 대표님과 페친이 된 것은 행운이었다. 사실 우린 책 이야기보단 강아지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대표님은 동물을 매우 사랑하고 키워본 경험이 많으신 듯 얼떨결에 강아지를 키우게 된 내 글에 늘 친절한 조언을 달아주셨다. 그러다 어느날 <내가 쓰고 그린 책> 서평을 쓴 걸 보시고 당신의 출판사에서 만든 이 책을 소개해 주셨다. 두 책이 그림체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초보적인 과정을 담았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이 책도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그리고 교사의 입장에서는 이야기 만들기에서 짚어줘야 할 포인트를 정확히 담고 있어 아주 유용하기까지 하다.
이 책의 화자는 동화를 쓰러 시골에 내려온 동화작가다. 창작의 고통을 처절히 겪는 중인데, 어느날 토끼 뿅이 공책을 들고 찾아왔다. 자기 동화 좀 읽어 달라고.
아무리 머리만 쥐어뜯고 있는 중이라지만 작가는 작가! 토끼의 공책을 보며 첨삭지도를 해준다. 그래서 완성되는 이야기. 그게 이 책이다. 정말 재밌지 않은가?^^
토끼 뿅이 들고 온 공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도시락을 들고 소풍을 갔습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해서 작가아저씨는
-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해야 돼.
- 이야기가 뚝 끊겨서 끝나면 안돼.
- 다른 친구들도 나오면 좋지.
- 사건이 있어야 돼. 조마조마하고 두근두근한.
- 너무 당연한 결말은 재미가 없잖아.
등 동화작법의 기본을 하나씩 가르치며 이야기는 점점 확장되어 간다.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와 결말을 놓고 고심하는 토끼 뿅에게 작가아저씨는 자신의 의견을 얘기해준다. 어, 그러고나니 이야기가 완성됐잖아? 아저씨의 창작의 고통은 해결되었다! 출판사에 전화해 원고가 완성됨을 알린다. "그런데 토끼랑 같이 쓴 거라서.... 그래도 괜찮으시면...." 그러자 편집자는 말했다.
"재미있으면 돼요."(ㅎㅎ)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 만드는 수업을 할 때 짚어줘야 할 포인트들이 아저씨와 토끼 뿅의 대화 속에 다 들어있다. 어떤 해에는 아주 잔인하고 엽기적인, 예전의 욕먹었던 어떤 드라마처럼 주인공들을 다 죽여야만 끝나는 이야기를 만들고 낄낄거리는 아이들을 만날 때가 있었는데 그 부분도 좀 짚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 이왕이면 웃기면 좋지만, 웃음에도 격조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면 좋겠는데, 그건 좀 욕심이겠지?^^;;
아이들이 읽을 때는 굳이 동화작법에 주목해서 읽을 필요는 없겠다. (그러겠다면 말릴 필요 없고^^) 토끼 뿅과 아저씨가 만든 이야기, 그걸 즐기면 된다.
난 이 책을 언젠가는 써먹을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