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마녀 미로 - 제5회 비룡소 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최유진 지음, 유경화 그림 / 비룡소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툴지도 그렇다고 닳아빠지지도 않은 신선한 내용에, 담긴 생각이 깊고 따뜻하기까지 해서 읽자마자 작가를 찾아보았는데 깜짝 놀랐다. 작가가 대학생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식뻘이라는 건데...? 문학 영재라 해야 하나. 어쨌든 좋겠다. 난 늙건 젊건 간에 능력있는 사람들이 왤케 부럽지. 스물 셋에 이렇게 예쁜 자기 책이 나온 대학생. 주책맞게 너무 부러워만 하지 말고 다음 작품을 기대해보자.^^

빨간머리 미로는 보육원에 산다. 머리가 빨개서 마녀라고 놀림을 받을뿐 실제 마녀는 아니다. 어느날 뽀글머리 아저씨와 통통한 아줌마가 미로를 데리러 왔다. 말하자면 미로는 입양된 것이다. 그집에는 수리라는 아들도 한 명 있었다. 자칭 천재 발명가.

그러고보니 수리의 발명 이력에 젊은 작가의 창의성이 드러난다. 첫만남 선물로 준 슉슉 롤러 신발, 그 다음엔 꽃꽃 뿌려뿌려, 생생 사진기, 붕붕 수레 등등. 그 중 생생 사진기는 이 동화의 핵심 사건을 몰고 온다. 사진을 찍으면 찍힌 물건이 살아 움직이는 사진기. 이 사진기로 쓱싹 고무 왕자와 반쪽짜리 신사가 수리와 미로의 현실 속으로 살아 들어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가족의 우애를 나눈다.

뭔가 달라도, 결핍이 있어도 그것이 외토리로 남겨질 이유는 아니라는 것을 '반쪽짜리 신사'는 이렇게 말해준다.
미로 : 이렇게 다르게 생겼는데.... 나도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반쪽신사 : 함께 웃을 수 있다면 모두 친구가 될 수 있고, 가족이 될 수 있답니다. 오호호홋
!"


에필로그 같은 책의 마지막 장에서 미로네는 가족사진을 찍는다. 보육원 시절부터 보물처럼 간직하던 미로의 액자에는 드디어 가족사진이 끼워졌다. 거기에 이제는 더이상 살아 움직이지 않는 지우개와 반쪽신사까지 그려 넣으니 더욱 완벽한 가족사진이 되었다.

요즘 2학년 아이들과 가족이란 주제로 공부하고 있는데 이 책은 읽어주기에 아주 좋은 책이겠다. 굳이 말하자면 입양가족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그런 용어를 도입하지 않아도 혈연을 뛰어넘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말이 있다.
나는 다른 말로 한 번 해보겠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동화 속에 다 있다."
선생인 내가 동화를 끼고 사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