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돼지 - 제6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박주혜 지음, 이갑규 그림 / 비룡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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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돼지 / 박주혜 / 비룡소>

올해 출간된 비룡소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가 무척 젊다. 왠지 젊은 작가와는 거리감이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런데 읽어보니, 옆집에 살면 부침개라도 나눠먹고 싶은 친근함이 있었다. 이유는 그 내용에 있다.^^

변신 돼지. 찬이네 집에 데려온 동물들은 열흘이 지나면 돼지로 변신했다. 첫번째는 토끼였고, 두번째는 개였다. 왜 하필 돼지로 변신하지? 보통 많이 먹는 사람이나 뚱뚱한 사람을 돼지라고 부르지 않나? 물론 본인들은 무척 싫어하지만 말이다. 찬이네 집의 엄마도 그렇다. 찬이네는 엄마 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뚱뚱하다. 거기에 콤플렉스가 있는 엄마는 변신돼지 사건을 받아들이기 싫어한다. 그렇지만 이리봐도 저리봐도 변신이 맞다. 결국 엄마도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이게 뭐지? 싶었다. 많이 먹으면 돼지가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니 식탐을 조절해라? 이야기 속의 토끼나 개는 무척 잘 먹었다. 그리고 가족도. 그러다 돼지로 변신했다. 특히 개는 찬이와 아빠가 한밤중에 출출하다며 라면을 끓여먹던 그시간에 변신했으니. 뭔가 껄쩍지근하지만 이건 식탐에 대한 경고가 분명했다.

먹을 걸 좋아하는 이 가족은 이름도 이렇게 짓는다. 토끼는 달콤이. 개는 통닭이. 마지막으로 햄스터를 데려오게 되는데 그건 푸딩이. 모두들 볼이 미어지게 잘 먹는 식성에다 손이 큰 엄마는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며"(난 사실 이 말 되게 싫어하는데) 좋은 것으로 풍족히 먹인다.

마지막 푸딩이까지도 돼지가 되었다. 이제 찬이네 집은 사람 셋에 돼지 셋, 좁은 아파트에서 살기엔 힘들게 됐다. 가족은 단독주택으로 이사가기로 결정을 내린다. 이사하던 날, 이웃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는데 이런 소리를 들었다. "어쩜 가족들이 판박이처럼 똑 닮았어요."
그말에 기가 죽는 엄마. "그... 그렇죠. 저희가 다 덩치가 좀... 호호호."
"아니, 그게 아니라. 다들 웃는 모습이 기가 막히게 예뻐요. 똑 닮았다니까요. 아빠랑 엄마. 애기랑 저기 돼지들까지."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찬이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 서로가 서로를 닮는다는 것이 어쩌면 진짜 마법이 아닐까."

마지막에 오니 작가가 하려는 말이 식탐부리다 돼지된다가 아님은 확실히 알 수 있다.ㅋ 이어지는 작가의 말에 보니 작가가 어린 시절 키우던 여러 동물들도 하나같이 아주 잘 먹었다. 아, 그리고 작가도.... 또 인심좋은 아빠와 손 큰 엄마도....

결국 작가는 본인의 행복했던 유년의 가정을 <변신돼지>라는 이야기로 재현한 것 같다. 함께 맛있는 것을 먹는 것. 그리고 그 안의 나눔과 유대. 이 행복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비만과 성인병의 문제가 있다고? 혼자서 폭식하거나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지만 않으면 어느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쑥쑥 위로만 크던 아들이 키가 다 크고나니 옆으로 퍼지는거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나. 오늘은 휴일이라 오손도손 돈까스를 해먹였다. 아직 때가 이르지만 아들이 너무 좋아하는 수박도 한 통 사서 깍뚝썰어 냉장고에 쟁여놓고.... 나도 모르겠다. 작가님이 책임지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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