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0년에서 친구가 찾아왔다 마음이 자라는 나무 2
안야 슈튀르처 지음, 율리아 뒤어 그림, 김완균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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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F나 미래소설에는 몰입을 잘 못한다. 그게 참 이유를 모르겠다. 동물이 말을 하거나 도깨비가 나오는 동화에도 폭 빠져들면서 왜 시간여행 따위를 하는 설정에서는 고개를 갸웃갸웃 하면서 집중을 못하느냔 말이다. 이 책도 꽤나 매력있는 책이긴 한데 역시나 몰입이 안되었다. 어디까지나 나의 문제이다.^^

 

이 책의 매력은 그동안 많은 책에서 다루어온 시간여행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는 SF라는 점과 환경재앙을 다룬 미래소설이라는 점, 그 둘이 잘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라고 본다. 이 책에서는 아주 가까운 미래(2020)와 먼 미래(2120) 사이의 시간여행을 다루고 있다. 시간여행은 타임머신을 이용한 것이 아니고 시간의 문이 열리는 지점에서 솜니아베로라는 수면유도제를 마시고 잠에 들어야만 할 수 있다. 이 점이 특이하면서도 이 책의 긴장감을 높여주었다. 무척 위험성이 높은 방법이니까 말이다. 실제로 이 위험성 때문에 미래에서 온 요하난은 일행들과 함께 돌아가지 못하고 혼자 남겨졌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점은 지금 기준으로는 모두다 미래다. 가까운 미래(2020)는 기후변화가 심화되어 기후난민이 발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환경재앙의 초기단계라 할 것이다. 먼 미래(2120)는 숲도 동물도 다 사라지고 사람들은 도시의 안전지대라는 극히 제한된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그것도 돈있는 사람들에 한해서고, 나머지 사람들은 천민이라 불리며 도시 밖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간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자연을 보고 즐기는 방법은 한 가지, 과거로 시간여행을 오는 것뿐이다. 그리하여 요하난과 가족, 일행은 시간여행 가이드와 함께 2020년으로 와서 여러 가지를 구경한다. 이 시대는 그래도 아직까지는 자연이 많이 남아있으니까.

 

이들은 과거 사람들과 접촉하면 안되므로 조심스러운 여행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그들의 정체를 눈치챈 파울루스 박사에게 쫓기게 되고, 일정을 변경하여 급히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그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대부분 그렇듯 요하난은 꼭 지켜야 할 수칙들을 지키지 못했고, 미래로 돌아가지 못하고 혼자 남겨진다.(이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시간여행의 방법을 일부러 어수룩하게 만들었구나 라는 느낌이 짙다- 내가 요래서 몰입이 안되는 것)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다시 돌아가려는 요하난과, 요하난을 붙잡아 자신도 미래로 가고자 하는 파울루스 박사의 추격전이 이 책의 긴박감을 더해준다. 요하난을 도와주는 친구들의 활약도 흥미진진하다. 100년이라는 시대를 넘어선 친구들의 우정이랄까?

 

파울루스 박사는 자신이 미래로 가서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를 막을 방법을 찾아오려고 필사적으로 요하난을 추격하며 그를 돕는 친구들과도 싸움을 벌이지만, 결국 실패한다.(미래에 가서 알아오는게 무슨 소용이지? 어차피 시간은 그 미래를 향해 갈 텐데?- 또 몰입이 안된다)

 

엉뚱하게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1과 같은 한 경찰의 입을 통해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지금 당장 뭔가를 하는 거예요. 그것도 옳고 좋은 일로 말예요.”

(그런데 미래가 정해져 있는 이상 지금 좋은 일을 한다고 그걸 바꿀 수 있나?- 이래서 난 시간여행 이야기에 한 번도 설득되지 못했다. 한번 설득되어보고 싶다. 그럼 별 여섯 개를 드리겠다)

 

그러나 지나가는 경찰의 입에서 나온 저 말을 주제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다. 미래를 알고 싶지 않다. 그저 지금 한 가지라도 애쓰는 게 중요할 뿐이다. 밤낮을 바꿔서 새벽 3시에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나쁜 거다. 밤엔 불 끄고 자고 낮에 책 읽고 글을 써라. 그런 거라도 해야 미래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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