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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초등 과학 교과서 1~2 세트 - 전2권 ㅣ 스토리텔링 초등 과학 교과서
박연미 지음, 박경민 그림, 김현민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반가운 책이 나왔다. 초등샘이 쓰신 어린이 과학책이다. 나는 저자를 조금 안다. 같이 근무할 땐 주로 6학년 담임을 하셨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나 다시 연락이 되었을 때, 과학전담을 하며 과학의 재미에 푹 빠져있다고 하셨다. 선생님이 담임을 안하시고 전담을 하는 건 좀 의외였다. 아이들과 삶을 함께하며 부대끼며 살아가는 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니 전담으로서의 교사생활도 크게 다를 바는 없었다. 살아있는 과학수업,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재미있는 실험, 이런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과학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되어 있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도 과학전담을 1년 해봤다.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이기는 했다. 물론 과학수업은 쉽지 않다. 그래도 자료준비, 사전실험을 통해서 최적의 수업을 찾아가는 과정은 교사로서 충족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저자 박연미 샘의 고민과 그 수업에 비한다면 초보단계에 불과했음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는다.
이 책의 구성은 복잡하지 않다. 각 장당 두세가지의 소주제가 있고 소주제별 구성은 극본처럼 선생님과 아이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그대로 싣고 있다. 각 장이 끝나면 '궁금해요' 코너가 있어 좀더 심화된 내용을 설명해준다. 워낙 다채로운 구성의 책들이 많다보니 처음에는 좀 심심한 구성이 아닌가 싶었는데 읽다보니 딱 좋았다. 극본 같은 대화형식의 구성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장점, 교사 입장에서는 발문과 예시, 설명을 그대로 참고할 수 있다는 더 큰 장점이 있다.
5학년 과학전담을 하셨다기에 5학년 교육과정 내용이 주를 이루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내용이 고루 들어가 있다.(주로 3~5학년 내용) 4개 학년의 전단원 내용을 다 담자면 두 권으로 부족하거나 너무 짧은 설명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실험이나 사육, 관찰과 함께 학습할 수 있는 16개 단원(1,2권 각 8단원)을 선별해 담았다. 3학년 내용부터 나오기 때문에 중학년들에게 권하면 딱이겠고, 선수학습을 아우르며 새로운 내용까지 이해하기 원하는 고학년 학생들에도 아주 좋을 것 같다.
1권(물리,화학)보다 2권(생물,지구과학)이 더 두껍다. 4개 영역 수업이 다 흥미롭지만 저자의 강점이 가장 잘 발휘된 영역은 생물이다. 저자와 나는 페친이기도 한데, 그 집 고양이들 사진이 하루 걸러 올라온다.ㅎㅎ 그들은 그저 주인 잘 만나 팔자 늘어진 존재들은 아니다. '존중받는 생명'들이다. 버려진 생명을 꺼져가게 둘 수는 없어서, 시간과 수고, 잠을 줄이는 애씀으로 가족이 된 존재들이며 그들과 소통하고 위로를 나눈다. 그렇게 저자 곁에 머물렀던 생명으로는 앵무새도 있었고 달팽이도 있었다. 동물 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지난 학기에 과학동아리 아이들과 함께 학교 구석구석의 식물들을 관찰하고 사진찍고 조사하여 <학교 식물도감>을 펴낸 바 있다.(비매품이라 시중엔 없음^^) 이와 같이 저자의 수업은 단기간 준비할 수 있는 수업부터 장기 프로젝트로 가능한 수업까지 다양하다. 나의 편의를 염두에 두고 수업을 준비하는 나는 많이 부끄러웠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이 수업을 하면 이렇게 해보리라 구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저자의 행보가 여기서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연구의지가 계속 불타오르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다음은 더욱 심화된 과학책이 될지, 다른 컨셉의 새로운 영역이 될지? 기대된다.
교수님이나 과학 전공자가 쓴 책도 좋지만 동료교사의 연구와 수업고민과 현장체험에서 나온 이런 책은 더욱 풍부한 통찰을 나에게 준다. 독자로서 감사드린다. 나도 같은 교사로서 멈추지 않으려 애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