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부릉 치티가 간다! 그림책이 참 좋아 23
신동준 글.그림 / 책읽는곰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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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단순하게 할 필요가 있다. 너무 앞서가면 안된다.


여기는 카프리카 대륙의 부릉게티 초원이야.

풀과 나무에선 온갖 부품이 주렁주렁 열리고

호수에선 기름이 퐁퐁 샘솟지.

부릉게티는 자동차들의 천국이야!


이 첫 장면에서 난 이런 짐작을 한다.

부릉게티? 자연의 보고인 세렝게티를 연상시키면서 비꼬았구나.

호수에선 기름이 펑펑 샘솟는다고? 머지 않아 끔찍한 일이 생기겠구나.

자동차들의 천국! 오, 그래. 지금은 천국이겠지. 하지만..........


난 부릉게티 초원이 현대문명의 천국을 상징한다고 넘겨짚었다. 그리고 이 찬란함은 곧 비참함으로 바뀔 것이라고, 결국 이 책은 과학문명 사회를 경고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내가 이런 종류의 책을 너무 많이 읽었나보다. 넘겨짚다가 팔 부러지게 생겼다. 이 책은 경고가 담긴 책이 아니었다. 그냥 그대로 읽으면 되는 책이다. 오히려 아주 훈훈하다.


수많은 종류의 자동차들은 각각의 역할과 개성을 지닌 존재들이다. 그 중에서 속력을 자랑하는 스포츠카 치티는 늘 우쭐하는 경향이 있는데, 새로운 기름호수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다른 자동차들의 우직한 역할에 기가 죽고 만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치티가 해야 할 역할도 있었다. 결국 자동차들은 서로 돕고 격려하며 목적지에 도달했다. 


자동차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함께 살아가야 할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 큰 재미를 주면서 설득력까지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는 환경오염의 주범이기 이전에, 아이들에게 익숙한 존재다. 특히 아들들은 대부분 취학 전 일정 기간 동안 장난감 자동차에게 대단한 애착을 보이는 시기가 있다. 그 때의 감정을 되살리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나랑 가장 닮은 자동차는 누구인지, 나는 어떤 자동차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도 퍽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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