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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구출하라! - 나로와 펄럭이의 모험 1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0
김영진 글.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상상력이 차단된다면 인간의 삶은 얼마나 삭막할까? 상상력이 만들어낸 인류의 모든 문화들을 생각해 보면 이 가정이 얼마나 끔찍한지 감이 올 것이다. 상상력이 없는 아이는 어떤가? 얼마나 아이답지 못할까? 상상과 쓸데없는 짓을 동격으로 아는 어른들도 있지만, 우리 삶에 상상을 빼고 나면 엄청 재미없고 딱딱한 것만 남을 것이다. 이것은 확실하다.
작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 작가가 상상한 나라 <이루리아>는 이 세계에서 보내는 상상에너지가 충만해야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나라다. 이 세계의 상상에너지가 부족하면 이루리아에 문제가 생기고 이루리아에 문제가 생기면 이 세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루리아에서 온 특수요원 펄럭이는 누굴 찾아갔을까? 이세계에 사는 평범한 아이 나로다.
나로는 엄마와 놀이공원에 갈 꿈에 부풀어 있다가 엄마가 바빠 갈 수 없게 되었다는 말에 낙담해 있다. 그때 강아지 펄럭이가 나로의 어깨를 건드린다. 이루리아를 돕기 위해 함께 가자고. 지금부터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은 나로의 상상의 힘이다.
이루리아에 가보니 어른들은 모두 괴물에게 잡혀갔고 아이들만 불쌍하고 겁먹은 얼굴을 하고 모여 있다. 용기를 얻은 나로는 펄럭이와 함께 괴물의 소굴로 간다. 다급할 때마다 나로의 상상은 힘을 발하여 차를 만들고, 간지럼총으로 괴물을 물리치고, 차가 낭떠러지를 날고, 낙하산이 펴진다. 엄마 아빠를 구해준 나로는 펄럭이와 함께 이 세계로 다시 돌아온다.
괴물을 물리치는 과정이 대단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도 아니고 엄마 아빠를 구하는 과정이 대단히 새로운 것도 아닌데, 이 책은 읽는 맛이 각별하다. 이 모든 힘이 상상에서 나온다는 것, 상상은 세상을 구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 이 전제 때문이다.
실제로 상상은 괴물을 물리친다.
(세상에 괴물이 어디 있냐고 따지는 사람과는 이야기를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