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 대한민국 부모님과 선생님께 드리는 글
편해문 지음 / 소나무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갈수록 심해지는 아이들의 마음의 병... 그로 인한 학교와 사회의 문제들.... 이 모든 것의 원인을 저자는 한 가지로 귀결시킨다. 바로 아이들이 놀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누군가는 그것이 너무 과장된 말이 아니겠나, 설마 이 커다란 문제의 원인이 오직 거기에만 있겠나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저자의 분석에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깊이 공감한다.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어렴풋이 그와 비슷한 생각은 해 왔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맘껏 뛰어놀 시간과 텅 빈 여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학부모총회 때 어머니들께 "아이들에게 놀 시간을 주세요!" 이런 말을 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말을 나 자신을 향해서 하지는 못했다. 아이들을 놀리는 것은 부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냐?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기 때문에. 학 자가 무슨 학 자인데? 배울 학자 아닌가? 그러니 학교선생인 나는 공부시키겠다. 공부시켜 보낼 테니 당신들이 집에서 놀려라. 내 생각은 이랬다.

 

그러나 이 책은 아이들을 놀게 할 책임이 나에게도 있다는 부담감을 무겁게 안긴다. 요즘은 교사 연수들 중에도 각종 놀이 연수가 많다. 그런데 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공부시키는 것보다도 더 부담되고 어렵다. 솔직히 어렸을 때 '몸을 쓰는' 놀이를 거의 안해봤기 때문이다. 못 놀아서 문제인 사람, 여기도 있다.........

 

그런데 저자는 교사가 기획한 놀이는 아이들에게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심심해서 죽겠는 텅 빈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놀이를 창조해 내는 것은 아이들이다. 라는 것이다.

 

이 말은 나에게 더 큰 숙제를 안긴다. 이제 놀이의 중요성을 알았으니 나도 놀이연수를 받든 뭘 하든 무슨 수를 좀 내 볼 참이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텅 빈 시간을 주는 것은.... 교사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건 직무유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다. 그건 엄마들에게 맡길 일이고, 학교에선 최대한 서로 웃으며 부대낄 시간을 주는 것이 나의 할 일이겠다. 노력해 보겠다. 나에게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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