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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호텔 ㅣ 노는날 그림책 46
다비드 칼리 지음,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그림,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2026년 9월
평점 :
11월을 맞는 요즘 날씨에 딱 어울리는 제목과 색감의 그림책을 만났다. 나무의 짙은 고동색과 감과 낙엽의 주황색이 어우러진, 깊은 가을의 색이다. 가을, 그중에서도 11월을 가장 좋아하는 내가 가장 먼저 골라들 것 같은 색감이다. 작가 이름을 보니 다비드 칼리!
읽어보니 이 책은 정보, 생태 그림책의 범주에도 넣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 주제는 '겨울잠'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과 그들이 필요로하는 먹이 등. 하지만 재미있는 내용과 따뜻한 분위기가 이 책을 '이야기' 쪽에 더욱 가깝게 했다.
호텔은 보통 여행기간 동안 잠시 숙박을 하는 곳이지만 이 '가을호텔'은 말하자면 장기투숙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울잠이니까 말이다. 겨울잠 동물들이 한 가족씩 입장하고 가을호텔은 그들에게 가장 적당한 방을 제공한다. 마멋, 곰, 햄스터, 고슴도치, 거북이, 박쥐, 무당벌레 등... 중간에 배고파 깨어날지 모를 동물들을 위해 먹을거리도 넉넉히 준비되어 있다.
이제 가을의 막바지, 즉 겨울의 초입이다. 마지막으로 '기로'가 안보여 모두가 찾는다. 추위에 어떻게 지낼까 걱정하던 그들은 꼭대기층 침대에서 벌써 잠든 기로를 발견했다. '기로'가 어떤 동물인지 궁금한 것도 이 책의 재미라서 밝히지 않겠다. 나는 맞추지 못했는데, 무척 귀여운 동물이었음.^^
각 투숙객들이 잠든 모습을 하나씩 비춰주는데 그 모습이 왜 이렇게 좋지? 이 책의 부제는 '단잠을 대접합니다' 이다. 먹는 것도 아닌데 대접이라니? 근데 난 이 표현에 찬성이다. 나는 밥보다 잠이 더 맛있는 사람이라서....ㅋㅋㅋㅋ 포근한 잠. 그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 맞다.
이 호텔에서 손님을 맞는 동물로 까치를 배치한 것도 적절해 보인다. 까치는 겨울나기와는 상관 없는 텃새니까... 그런데 프런트를 보는 오소리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로 알고 있는데....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런 디테일까지 딱 맞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날이 추워지면 우리 사람들도 "이불 밖은 위험해" 라고 농담을 하며 따뜻한 이불 속을 그리워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다가오는 겨울,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 속 세상이 편안하게 펼쳐지길 바라겠다. '단잠을 대접하는' 곳이 어딘가에 실제로 있다면 찾아갈 사람들이 많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