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선우는 ㅣ 책 읽는 샤미 65
임지형 지음, 양양 그림 / 이지북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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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소개를 페북에서 두세번 접하고나니 궁금해져서 찾아 읽어보았다. 읽기 전에 정보를 찾아보니 개정해서 다시 펴낸 책이었다. 초판이 나온지 10년이 조금 넘었구나. 그때의 제목은 <마루타 소년>이다. 임지형 작가님의 책을 몇 권 읽었지만 그 책은 접하지 못했는데 마침 잘된 일이다. 개정하며 달라진 점들이 있겠지만 초판을 못본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주인공의 이름 정도다. 초판에선 경복이였던 것 같은데 이번 책에선 선우다. 그리고 그것이 제목이 되었다. '그해 선우는'. 경복이보다는 요즘 감성의 이름이라고 할까.(사실 난 경복이도 좋긴 한데^^) 삽화도 느낌이 달라 완전히 새로운 책이 된 느낌이다.

잔잔한 톤의 표지그림과는 다르게 내용은 무척이나 끔찍하고 잔인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제강점기 생체실험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에 이제는 고개를 돌리고 싶어진다.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 이런 잔인함은 끝난 게 아니겠지. 어떤 형태로든 재현되고 있겠지. 우리 안에도 없는 게 아니겠지 이런 복잡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린이 대상인 만큼 참혹한 묘사는 최대한 절제하고, 인간성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말라죽지 않은 마음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어린이들이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알되, 마지막까지 지켜야 하는 인간애의 소중함은 놓치지 않도록 쓰여진 점이 좋았다.

200쪽 정도로 중학년도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역사동화라는 것이 자료조사가 선행되어야 하고, 역사적 상상력과 함께 사실관계도 놓치지 않아야 해서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 아닐까 짐작한다. 이 책은 두껍지 않은 분량에 그런 것들이 잘 녹아져 있어 고심의 흔적이 느껴진다. 200쪽은 2만 쪽일수도 있고 20만 쪽일 수도 있는 것이다. 역사동화를 읽으면 항상 그런 생각이 든다.

일본의 생체실험은 차마 인간이 할 짓이 아닌 악행이었지만 이 책에서는 일본인 전체를 악인으로 묘사하진 않았다. 특히 환자와 마루타로 만난 일본인-조선인 두 소년의 우정은 어린이들 마음에 따뜻하게 퍼지는 온기와 감동을 줄 것 같다.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슬픔도 있었지만 희망을 기대하게 되는 열린 결말이 인상적이다.

어린이들에게 마땅히 분노해야 할 과거의 역사를 알려주면서, 동시에 인류애도 잃지 않게 하는 작품이다. 어린이들이 역사를 접할 때 역사동화로 만나는 방식을 병행하는 것에 나는 찬성한다. 시대별 여러 작품들과 함께 이 책도 읽어보길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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