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 낯설게 보는 인류사 천개의 지식 35
옥이샘 지음, 이정모 감수 / 천개의바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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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샘의 만화가 점점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감정툰, 진로툰에서 환경툰으로 영역을 확장하더니 이제는 인류사툰? 놀라운 확장력이다. 환경툰에 서평을 쓸 때 작가님이 참 많은 책을 읽으셨겠다고 했었는데 이 책은 ‘말해뭐해’이다. 우리가 A4 한 장의 자료를 만든다고 할 때 입에서 나오는대로 주워섬기는 게 아니라면 그 안에 들어간 노력은 그저 종이 한 장이 아닌 것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러니 이 책에 들어간 사전작업은 그저 책 한 권이 아닌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노력이 가장 보람있는 직업이 바로 교사라고 생각한다. 뭐든 배우고 알면 다 써먹을 데가 있어요~ 작가님은 교사이기도 하시니 가장 보람있는 작업을 하셨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인류사를 제대로 서술하자고 들면 1000 페이지인들 넉넉하랴? 그런데 이 책은 고작 150여 쪽. 게다가 만화. 게다가 직접 서술이 아닌 상상과 실제를 오가는 구성. 에계계. 그럼 내용이 얼마나 되려고? 그런 걱정은 굳이 안해도 되겠다. 책은 많고 각자의 역할을 하는 법이니. 이 책은 ‘쉽고 재미있고 말랑한 개관’의 역할을 한다. 입문서로 가장 적당하다는 뜻이다. 4,5학년 정도에 가장 알맞아 보이고, 6학년도 유치하진 않다. 관심만 있다면 저학년도 읽기는 가능하겠다. 부모가 함께 읽거나 교사가 자료로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은 어떤 가정에서 출발한다. 바로 제목이 그것이다.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공룡은 어린이들이 매우 선호하는 소재다. 멸종된 동물이 왜 그리 어린이들에게 인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인의 아들은 어린 나이에 나도 모르는 길~다란 공룡의 이름들을 줄줄 외우고 특징을 살려 그림까지 그려내곤 했었다. 이 책에 보니 데일 러셀이라는 고생물학자는 “만약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간처럼 지능이 뛰어난 공룡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라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이 책의 설정은 바로 이 말을 상상으로 펼쳐낸 것이다.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매우 적절한 아이디어이다. 게다가 옥이샘은 만화가이기도 하잖아. 그의 독특한 그림체는 이제 널리 알려진 바, 그가 그린 공룡은 어떨까? 역시나 특징이 잘 살아있으면서 웃기고 친근하다.

공룡 중에서 어떤 종류가 직립보행을 하고 손이 자유로워지며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이들에게 ‘똑똑이 공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들이 곳곳에 퍼져나가는 데까지가 1장. 2장은 [농사와 가축, 변화를 일으키다]로 정착생활의 단계를 다룬다. 이로써 농사를 짓고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빈부차이와 계급이 생기고 감염병도 생겨났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인류 발전의 각 단계에서 장단점을, 다르게 말하면 명암을 균형있게 설명한다.

3장은 [거대한 나라로 뭉치다], 4장은 [과학으로 세상을 보다], 5장은 [산업혁명, 놀라운 세상을 만들다]이다. 증기기관을 시작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빠르고 편리해진 생활이 가능해진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여기서도 역시 “세상은 크게 발전했지만, 대신 어떤 댓가를 치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제시한다. 뒤이어 나올 환경 문제의 시작을 짚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만큼, 그 결과를 책임 있게 다루는 법도 함께 배워야 한단다.” (101쪽)
이 문장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이미 늦었는지도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6장부터는 벌써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인공지능, 빛과 그림자를 가져오다]에서는 ‘빛과 그림자’라는 소제목에서 말해주듯 우려되는 점에 대해서도 짚어주고 있다. 그중 특히 “인공지능이 오히려 주인이 될 수 있어”(114쪽) 라는 내용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는데, 독자들마다 각기 이런 부분이 있을 테고, 그게 다음 독서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현대까지 다 왔는데 아직도 두 개의 장이 남아있다. 7장은 [기후위기를 맞닥뜨리다]이다. 환경툰을 저술하신 작가님이니 이 내용을 한 개의 장으로 따로 다루신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여기에서도 눈에 꽂히는 문장들이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똑똑이 공룡이 사는 사회가 돈과 성장이라는 약속 위에 세워져 있다는 점이야.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이 쓰는 일이 좋다고 믿는 사회 말이야. 이 믿음이 기후 위기를 키운 면도 있어.” (128쪽)
“중요한 건 모두가 함께 믿고 행동할 수 있는 약속을 만드는 거야.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약속을 모든 똑똑이 공룡이 다 같이 믿기 시작한다면, 다시 한번 세상을 바꿀 수 있어.” (129쪽)
이 약속과 믿음이 가능할까? 꼭 그래야만 하는데....

마지막 8장의 제목은 무엇일까? 이 책이 문학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서사가 있고 구성의 독창성이 있으니 마지막 장 소개는 덮어두는 것으로 스포를 방지하려고 한다. 여기까지 오게 되면 까마득한 옛날 인류의 시작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독서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공룡책이면서 역사책이고 과학책이면서 미래책입니다.”라는 이정모 관장님의 추천사가 아주 딱이다. 옥이샘의 다음 툰은 무엇일지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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