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동화를 읽는 것은 여러 의미와 가치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내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친구를 만나는 일'이다. 현실친구가 아닌 상상 속의 친구라 해도 이 시기에는 중요하다. 우리가 어릴 때 삐삐나 앤이나 앨리스나 도로시와 친구가 되었던 것처럼. 이런 친구들은 배울 점이 많아서라기보다도 친근해서 끌린다. 그리고 친구가 되어보면 알게 된다. 실수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나와 닮았지만 선량한 친구라는 것을.국내 동화 중에도 이런 '친구' 주인공이 시리즈로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 유은실 작가님의 <나도 편식할 거야>에 나오는 정이. 김리리 작가님의 이슬비. 심윤경 작가님의 은지와 호찬이 등등. 깜냥이나 백꼬선생 같은 동물 캐릭터까지 넣는다면 셀 수도 없겠다.그 친구들 중에 '호라'를 추가하고 싶다! 이 책이 (1)이라는 번호를 달고 나오진 않았지만 새로운 상황과 에피소드를 추가하며 계속 나오면 좋을 것 같다. 호라는 위에 말한 친근함의 조건을 찰떡같이 갖추었다. 거기다가 작명도 너무 잘하신 거야. 호라! 성까지 붙이면 오호라! 거기에 서브주연인 남동생 이름은 오동경인데 '동동이'로 통한다.^^호라네는 행운동의 행운빌라에 산다. 건너편에는 파크뷰 아파트가 있고 친구들 대부분이 거기 살지만 격차나 자격지심 차별 이런 문제가 나타나진 않는다. 호라 남매는 행운빌라 주민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행운빌라는 언덕배기에 있는데 조금만 올라가면 산이고, 밭도 있고, 버려진 강아지였다가 주민들이 공동으로 돌보는 복구도 있다. 도시 속 시골이랄까. 집값 면에선 거들떠도 안볼 집일거 같지만 살기에는 참 좋아보인다. 특히 놀기에 좋다!그런 호라와 동동이가 만들어가는 사소하고 때로는 좀 별난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이런 구성이라면 2,3권...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이 책은 100쪽 남짓의 저학년용 동화이고 6개의 작은 장이 들어있다.[울음 그치면 말해]를 읽어보면 호라는 울면서 말해서 의사전달을 잘 못하는 약점이 있었다. 가만히 보니 선생님은 다른 우는 애들한테는 잘해주시는 거 같은데 불공평해 보였다. 어느날 호라는 아빠한테 '데이터'라는 어려운 말을 배우고 나서 데이터 수집에 들어간다. 모은 데이터로 선생님께 대화를 요청했다."선생님, 제가 주장할 게 있어요. 데이터를 갖고요."어리둥절한 선생님은 그 '데이터'를 살펴보셨고 공감과 사과도 해주셨다. 물론 앞으로 같은 상황에서 호라의 적절한 처신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으셨다. 좋은 선생님이다. 아빠는 자신의 교육이 먹힌 걸 흐뭇해했지만 엄마는 마지막 선생님의 조언에 방점을 찍는 걸 잊지 않았다. 이렇게 보호자들이 균형 잡혀 있어야 아이들이 바르게 큰다.[선택이 중요해] 장에서는 "인생은 선택이라니까" 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셀프 선택체험을 하는 호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호라는 하루 하고는 힘들어서 포기하겠다고 하고, 엄마는 그게 바로 선택이라고 알려준다.ㅎㅎ[소원이 살랑]에서는 동동이가 주인공이다. 요즘 아이들은 우체통을 잘 모르지? 호라도 방금 들어서 알았으면서도 동동이한테 그것도 몰랐냐고 하면서 '소원을 요정한테 전해 주는 통'이라고 골려먹는다. 그 말을 그대로 믿은 우리 일곱살 동동이는 어떤 소원을 넣을까요?^^슬픈 일도 있다. [이상한 인사]에서는 행운빌라 101호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식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슬프지만 한편 따뜻하기도 했다. 다들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많았다.마지막 [새로운 이웃]은 혹시 다음 권으로 이어지는 복선은 아닐까? 101호가 비고 거기에 엄마 친구네가 이사온다고 한다. 그 집에는 쌍둥이 형제가 있다!! 과연, 이사오는 날부터 심상치 않은데 이제 넷이 얽히면 행운빌라가 들썩들썩 하려나?^^얘네들이 많은 어린이 독자들의 친구가 되길 응원하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야겠다. 우리 호라랑 동동이 넘 예뻐! 쌍둥이들은 아직 아니지만 정이 덜 들어서 그렇겠지? 호라의 '라라라' 오늘이 계속 이어지길. 하나 더, 어렵지만 바란다면 '라라라'가 현실 아이들에게도 퍼져나가길. 책 속에만 갇힌 '라라라'는 슬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