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량은 수많은 것들이 있지만 '둔감'에도 '력'자를 붙여야 하다니!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은 '둔감'이 좋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바탕에 있는 거겠지. 보통 "너 참 둔하다" 라는 말은 기분좋은 말이 아니니까.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예민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둔감은 그저 특징이 아니고 갖춰야될 역량이 되었다.예민 또한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다. 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예민함이 일상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빼앗아가고 심리적 고통을 안겨줄 때 문제가 된다. 이 고통은 본인 한명으로 끝나지 않고 주변 사람들도 힘들게 한다. 결국 공동체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이런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느낌이 든다. 단지 느낌인건지, 연구 결과나 통계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 이 책은 김현수 교수님을 대표로 함께 공부하는 관심단(관계의 심리학을 연구하는 교사단) 선생님들의 연구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님이 그 교사단의 일원이다.) 단체의 연구 사례 중 예민한 학생들의 문제점과 둔감력의 필요성에 절감했기에 이런 책도 나오지 않았을까 짐작한다.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3가지 형식이 반복된다.(1) 이야기 : 학급에서의 에피소드들이 동화 형식으로 나옴(2) 사회 정서 역량 기르기 : 앞의 이야기애서 드러난 문제점과 해결 방법들을 설명함(3) 한번 연습해 봐 : 워크북 형식으로 진단과 연습을 할 수 있음세 가지 모두 현장 경험이 풍부한 현직 교사가 쓰고 만든 것이라 적절하고 방향이 잘 잡혀있다.본문 중 민재랑 지윤이는 불안이 높고 긴장이 심하며 감각이 예민하고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아이들이다. 유찬이는 덜렁거리고 주변을 개의치 않고 속전속결을 추구하며 허용의 범위가 넓은 아이다. 어느쪽이 옳다기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책 속 이야기 안에는 각각의 아이들의 겪는 어려움과, 성향이 다른 아이들이 어울렸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약간의 갈등구도도 보여준다. 하지만 두 성향이 균형을 잡을 때 최상의 결과가 나타나는 흐뭇한 가능성도 보여준다. 각 성향의 아이들이 읽으면서 자신도 이해하고 다른 성향의 아이들도 이해하며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는, 말하자면 '사회정서학습'의 지침서로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바로 '스스로 연습하는 사회정서학습'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시리즈의 다른 책 제목을 보니 '거절하는 법', '화 다루기' 등이 함께 출간되어 있다. 이런 것도 따로 배워야 되는 세상인가 생각하면 슬프기도 하지만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책으로 나와있으니 없는 것보다는 얼마나 다행인가 라는 생각도 한다.이런 책을 읽으면 자신을 대입해보게 되는데, 나는 유찬이보다는 민재나 지윤이쪽에 가깝지만 극단적이진 않다는 진단을 하게 됐다. 예민한 건 맞는데 주변에 표는 크게 안내고 그럭저럭 살았구나 하는.... 그러나 특히 감각 과부화 문제(나의 경우에는 청각이 매우 심하고 촉각도 약간)에 무척 공감했다. 이건 낫는 것도 아니고 평생 가져가는 문제이니 어떻게 다스릴지가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가 되겠다.이책을 부모님들도 좀 읽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민한 아이 뒤에 예민한 부모가 도사린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분들은 자녀의 예민함을 매우 어필한다. 아마 이 책을 보여드리면 "둔감력? 그런걸 키우라고?" 하면서 화내실 것 같다.^^;;;;; 각자의 특성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게 본인을 힘들게 하는데 좀 누그러지면 좋잖아요. 물론 저를 볼 때 그 성향은 평생을 가요. 하지만 발현을 좀 조절할 수는 있습니다. 마음을 열고 한 번 읽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