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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람이나 되어 볼까? - 제6회 Be그림책 대상 수상작 ㅣ 꿈터 그림책 10
카미 치토세 지음, 김현정 옮김 / 꿈터 / 2025년 12월
평점 :
앗, 그림책이 이렇게 작아? 동화책만한 판형을 가진 그림책이다. 캐릭터가 개성있고 귀엽고(내 기준) 코믹해서 그림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다.
내용도 꽤 의미가 있는데, 한번 봤을 때는 좀 진부하게 느껴졌다. 이런 거 많잖아? 문제의식 좋은데 이미 많이 한 이야기잖아? 이런 느낌. 하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니 처음보다는 생각이 좀 많아졌다.
“나는 강아지야.”로 시작한다. 강아지라는데 아주 크고 좀 험악하게 생겼다. 아 그 험악이란 것이 귀엽게 험악한? 전형적인 귀여움과는 좀 다르지만 색다른 매력이 있다. 얘가 심심하고 따분해서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이 되기 위한 특별한 공부를 시작하기로 하자, ‘진짜 사람 되기’라는 책과 ‘학습 상자’가 집으로 도착한다. “슬플 때는 멍멍하고 짖지 말고 눈물을 흘리세요.”라고 책에 쓰여 있고 학습 상자에 안약이 들어있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사람 옷을 입었다. 책의 다음 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사람들은 시간에 쫒기며 살아요. 그러니까 서둘러 주세요.”
옷을 입고 합류한 ‘사람들의 대열’에서 그는 빨리 걸어야 했고 방향을 틀 수도 없었다. 똑같지 않다고 엄청 혼이 났다. 겨우 대열에서 도망친 그가 “사람이 되는 건 이렇게 힘들고 무서운 일이구나.”라고 깨달았다는 이야기다.
여러 가지 면에서 공감한다. 일단 세상에 인간만큼 무서운 존재가 없다는 점부터 인정한다. 그리고 반대쪽에서 걸어오거나 다른 길로 가는 사람에게 퍼붓는 그 무지막지한 비난도 바로 이 세계의 모습이다. 세상엔 사람 수만큼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좋을 텐데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 자기 길이 맘에 들면 그냥 감사하면 되는데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을 바보 같다고 비웃고 손가락질한다. 아주 못된 의미의 오지랖이 폭발한다.
<나도 사람이나 되어볼까?>라는 제목에 대한 답은 “아서라, 그냥 생긴 대로 살아.”가 되겠다. 하지만 이미 사람으로 태어난 입장에서, 그래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사람된 도리겠지? 이 책은 그 방법을 반어적인 방법으로 말해주는 책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