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마그다 가르굴라코바 지음, 야쿠브 바초릭 그림, 윤신영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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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게시판에 올라온 책들 중에 요즘 핫한 동화책도 있어서 평소 같으면 그걸 덥썩 골랐을 텐데 왠지 이 책이 궁금했다. 다리? 평소에 관심있는 주제가 아닌데.... 1학기 끝무렵에 세계의 자랑거리(랜드마크)라는 주제로 수업을 해서인가.... 어쨌든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 큰 판형에 각장마다 흥미로운 내용이 구석구석 담겨있다. 건축 쪽에 흥미있는 아이들이라면 여러 번 반복해서 볼 것 같다. 나처럼 평소 관심사가 아니었어도 눈길을 끌 만한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다리. 좁은 주제의 책이겠다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다리는 아주 넓은 주제다. 다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도 볼 수 있고 건축의 핵심 분야이고, 문화 예술과도 관련이 있다. 문명을 앞당긴 인류의 중요한 발명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리가 없다면’ 이라는 상상을 잠시만 해봐도 바로 알 것이다. 인류에게 다리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다리가 인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그 단어가 상징과 비유로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를 봐도 알 수 있다. 다리는 연결, 소통 등을 상징하고 다리가 되다, 다리를 놓다 등의 비유로도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작품의 소재나 배경이 되기도 한다. 다리를 가지고 할 이야기는 정말 많구나 새롭게 깨달았다. 이 책은 그것들 모두를 자세하게까지는 다루지 못했어도 모두 포괄해서 넣기는 했다. 어린이들 수준에서는 가히 ‘다리 백과’라고 해도 될 만하다.

이 책을 읽으며 다리의 발전 과정을 보기도 했고, 세계의 멋지고 신기한 다리들을 보며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리의 종류가 참 많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고, 가장 긴 다리나 가장 높은 다리 등을 보면 아찔하면서도 인간의 기술에 감탄하게 된다. 생각해보니 집에만 있는 생활이 아니라면 다리를 건너지 않는 하루는 드물 것 같다. 차를 타고 조금 멀리 가면서 지나가는 다리를 다 세어 본다면 어느 정도 가다가 포기할 것 같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 다리는 많고, 그만큼 필수적인 것이다. 이 책을 보고 여행을 한다면 다리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겠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줄곧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머리속에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젊은 날의 가장 충격적인 사고 중 하나였기 때문일까. 다리의 종류를 보면 성수대교는 무슨 종류의 다리였을까, 다리의 구성요소를 보면 성수대교는 이 중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런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읽다보니 후반부에 [실수가 알려준 귀중한 교훈]이라는 챕터도 있었는데, 설계 결함, 과적, 유지보수 소홀 등 다양한 이유로 무너진 다리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여기에 성수대교가 소개되었다면 더 속상했을 것 같은데 다행히(?) 나오진 않음...ㅠ 인간의 건축물이 영구적일 수는 없는 바, 이 엄청난 대자연 속에 다리를 건설한 것도 대단하고 그걸 안전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도 엄청 대단한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멋지게 소개한 대로 인류의 역사 속에 다리는 계속 발전해 왔다. 앞으로도 다리가 아름답고 안전하게 이곳과 저곳을 연결해 주면 좋겠다.

새로운 지식에 호기심을 갖는 어린이들에게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주 멋진 책이다. 도서관에도 한권씩 꼭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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