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인형극본 선집 - 한영 대역본
선욱현 엮음, 유니마 코리아 옮김 / 평민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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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잘 모르지만 인류의 시작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알고있다. 그럼 앞으로의 운명은 어떠할까?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가성비를 따비는 시대에 (나도 엄청 따짐) 연극처럼 가성비 떨어지는 것도 드물다. 언젠가 직장동료 한분이 대학 동아리 OB팀으로 연출을 해서 공연을 올리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몇달동안 거기에 매달렸지만 공연은 하루면 끝.... 그 애씀을 알기에 참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영화면 필름이라도 남지 말이야....

하지만 그게 연극의 매력이라나? 연극이라는 행위는 뭔가 인간의 본질과 맞닿은 어떤 속성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공연으로 돈버는 사람들도 있기야 하겠지만 연극판에선 작가도 연출도 배우도 다 가난하다. 그래도 이것을 사랑하는 것을 보면.....

이 극본집이 나온 것을 보고 동네 도서관에 신청했더니 얼마후 구입, 비치했으니 대출해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신청자가 우선적으로 대출할 수 있는 기간이 있는데 깜빡하고 그걸 놓쳐버렸다. 혹시나 하고 갔는데 역시나 손하나 안타고 신간코너에 그대로 놓여있었다. 연극도 볼까말까한데 극본집을 볼 독자가 얼마나 될까?

나는 연극에 문외한인데다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지도할 역량도 그닥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연극의 요소를 많이 넣으려 노력.... 이라기보다는 그렇게 하는 걸 좋아한다. 이 극본집을 읽으며 교실에서 구현 가능한게 있나 라는 관점으로 읽었는데, 이게 인형극이기도 해서 대본만으로는 알 수 없고 내수준엔 어려워 보였다. 일부 약간 참고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극본이라는 특유의 형식이 있긴 하지만 결국은 이야기다. 수록작품 중 <이야기 쏙, 이야기야!> 라는 작품에서 말하듯이 이야기는 어쩌면 살아 움직이는 것이어서 인류와 지금까지 함께 해온 것이다. 모든 극본들이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다. 재미있고 웃기고 어떤 작품은 슬프고 애타고, 괴롭기도 한... 우리가 살아왔고 살아가는 이야기들이었다. 무대에서 구현되었을 때 살아 움직인다는 특징을 가진 글들이라 하겠다.

마지막 오판진 선생님의 상세한 서평이 달려있어 이해를 도와준 점이 좋았다. 이런 책도 독자들을 좀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참! 영문번역도 실려있다. 나름 작업을 많이 한 책인데 도서관마다 한권씩은 있으면 좋겠다. 대중성은 약해도 가치가 있는 책. 이 책이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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