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게시판에서 이 책 제목을 보고 잠시 망설였다. 제목만 봐도 뭔얘기 하려는지 알 것 같아서?ㅎㅎ 하지만 <강남사장님>을 썼던 작가님의 능청이면 너무 뻔하지 않게 쓰셨을 것 같아 신청해봤다. 예상대로 꽤 재미있다. 2학년쯤이면 읽을 수 있을 것 같으면서 고학년에게도 시사점이 많아 읽을 만하겠다. 온라인서점의 분류로는 3,4학년용으로 되어있다. 분량이나 난이도 면에서는 적당하다. 하지만 유튜브로 대표되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인정 갈구'를 문제로 삼는다면 고학년에게 적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단군신화를 가져와 이야기를 열고, 산속의 많은 동물들이 웅녀 할멈 도움으로 사람이 되었다는 설정을 하시다니 역시 능청의 스케일이 크다. 하지만 호랑이는 여전히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자존심이 목숨보다 중요하진 않으니.... 결국 호랑이도 굶주린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웅녀할멈을 찾아간다.점집을 해서 돈을 엄청나게 벌었다는 웅녀할멈의 건물은 지상 100층, 지하 100층이었다. 호랑이를 반갑게 맞은 웅녀할멈은 이런 점괘를 내놓았다."유튜브를 하거라."실소가 터지는데, 왠지 흥미진진하고 기대도 된다. 이어지는 웅녀할멈의 말이 뼈를 때린다."사람이 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스마트폰이 있어야 한다. 둘째, 아이디가 있어야 한다. 셋째, 유튜브에 좋아요 100만 개를 받아야 한다. 알겠느냐? 이것이 사람들에게 사람으로 인정받는 길이다. 사람들에게 사람으로 인정받으면 짐승이라도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이라도 짐승 취급을 받는 곳이 사람 사는 세상 이치니라."이리하여 호랑이는 지하 100층의 구석방에서 유튜브를 시작한다. 좋아요 만개가 늘어날 때마다 한 층씩 상승하고 1층에 다다르면 인간이 된다! 어흥이라는 아이디로 먹방을 시작한 호랑이는 맛있는 걸 먹는 게 일인 그 생활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아울러 좋아요도 승승장구하는데.....인기란 건, 사람들의 관심이란 건 물거품과 같은 것이어서 한순간에 꺼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오르락 내리락 여러 위기를 겪고 몸도 마음도 상해 가며 드디어 1층에 다다른 호랑이. 그런데 책이 거의 끝나 간다. 2권으로 이어지는 것. 호랑이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급한 마음에 대충 서명한 계약서(100쪽이나 된다) 어느 구석에 보니 계속 사람으로 살려면 좋아요 100만을 유지해야 한다니? 2권의 내용을 뻔히 알 것 같은 느낌이면서 역시 뻔하지 않을 것 같은 기대감이 동시에 든다.^^<좋아요가 싫어요> 이 제목 또한 너무 뻔하면서도 그렇게 치부해버리기 어렵다. 나의 sns나 블로그는 조용한 편이지만 조용을 넘어 고요해져 버린다면 어떨까? 글이란 건(혹은 영상이든) 기본적으로 나만 보자고 쓰는 건 아니다. 소통의 욕망이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폰을 열었을 때 빨간 숫자가 뜨면 일단 기분이 좋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내가 뭘 잘못 썼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 이게 지나쳐서 소통의 욕망을 넘어 인정의 욕망으로 들어가면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생겨난다. 2권에서는 이런 모습을 잘 보여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