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시'개' 짬뽕 도장 큰곰자리 중학년 2
공수경 지음, 신민재 그림 / 책읽는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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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용으로 보여서 골랐는데 자세히 보니 큰곰자리 중학년문고였다. 100쪽 정도의 분량으로 3학년 정도에 딱 맞아 보이고, 2학년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어른인 나도 읽고 있다는 점에서 나이 구분은 무의미하지만....^^

 

어서 오시에서 눈치를 챌 수 있듯이, 주인공이 개다. 고양이 주인공 이야기가 워낙 많이 나와서 개는 조금 밀리는 감이 있지만... 이 책의 개 이름은 짬뽕이다. 그러고보니 제목에 짬뽕이 있다. 짬뽕 도장! 어떻게 된 사연일까?

 

산속에서 죽어가던 강아지를 김차돌 할아버지가 구해주셨다. 할아버지는 오래된 태권도장관장님이었다. 짬뽕을 좋아하시는 관장님은 강아지 털색이 짬뽕이랑 비슷하다는 이유로 짬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키워주셨다. 날로 쇠락해가는 도장에서 마침내 짬뽕이 유일한 수제자가 되었고, 관장님은 짬뽕이 자신만의 무술을 개발하는 것도 격려해 주셨다. 그러다 마침내, 돌아가시면서 도장을 짬뽕에게 물려주셨다. 짬뽕은 그렇게 <짬뽕 도장>이라는 간판을 걸고 관장이 되었다.

 

원래 안되던 도장이 갑자기 잘될 리는 없을 터, 나른하게 파리를 날리던 어느 오후 첫 번째 수련생 도토리가 왔다. 얘는 줄넘기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줄넘기를 못해서 친구들에게 놀림 받는다며. 짬뽕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줄을 엮어 도토리와 한바탕 놀아주었다. 아 그랬더니 줄 공포증 바로 극복!

 

두 번째 수련생은 마카롱오동통하고 볼록한 몸매 때문에 살 빼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아이. 살 좀 빼게 도와달라고 찾아왔다. 그런데 온 날부터 짬뽕과 도토리가 먹던 푸짐한 간식을 막 먹이는데 이게 살을 찌우려는 거야, 빼려는 거야? 하지만 빠진다! 의도했든 아니든, 짬뽕과 함께하면! 외로움과 무기력이 살을 찌우는 경우도 많으니까.

 

세 번째 수련생이 추로스얘는 글쎄 싸움 잘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네? 하지만 짬뽕에게 거절은 없다.

뭐든 배워두면 다 쓸데가 있는 법이다. 배운 걸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이 나뉠 뿐이지.”

이렇게 짬뽕은 할아버지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을 인용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그 말씀들이 하나같이 어록이다. 말하자면 작가님이 거기에 주제를 담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하여 짬뽕이 가르쳐준 싸움은?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은 싸움이라고 하겠다. 네 번째 수련생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이야기가 끝나는데, 이걸 보면 이 책도 시리즈? 표지에 1권이라는 표시는 없지만 2권이 나오려는 끝맺음인 것 같다.

 

언뜻언뜻 보일 듯 말 듯 깔아놓은 복선은 짬뽕의 과거와 관련된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그게 다 밝혀지는데 꽤나 감동적이다. 이로서 2권에서 함께하는 식구가 늘어난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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