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이 고민 없고 평안하며 행복한 삶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저마다 자신의 불행이 있고 그 불행이 커서 마음의 병이 되는 사람도 많다. 만성적인 불안이 우리를 휩싸고,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게 하며 박탈감과 소외감에 괴로워한다. 아이들은 어떨까? 멀리는 모르겠고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부모에게 떠밀려서 그러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 안타까운 점이다. 이 모든 것은 비교에 의한 상대적 박탈감이다.그런 우리가 절대 빈곤의, 우리의 모든 고민이 배부른 소리로 느껴지는 생존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남의 불행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나의 행복을 확인하는 일은 정말 별로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방식으로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까?이 책은 불법적인 아동 노동의 현장에 내팽겨쳐진 두 아이의 모습을 통해 아동인권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얼핏보면 외국 번역책처럼 보이는데 글 그림 모두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다. 박은미 그림작가님은 이국의 풍경과 인물들을 잘 그려냈고, 이지은 작가님은 짧은 글이라도 마음에 스며들게 이야기를 잘 쓰셨다.배경은 인도의 한 관광지다. 빅키는 여기서 '삼촌'의 짜이 가게에서 일하고, 티티는 식당에서 일한다. 둘은 악덕 사장의 고기잡이 일에서 탈출해 여기까지 도망쳐 왔다. 여기 와서도 삶의 고단함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저 먹고 자고 목숨을 부지하는 댓가로 하루종일 노동에 시달려야 한다는 면에서. 학교도 가지 못하고, 또래와 놀 시간은 당연히 없이.가장 슬픈 건 이들 눈에 보이는 관광객들의 모습이다. 특히 자녀와 함께 온 가족 관광객. 부모의 사랑을 받고 환하게 웃는 그 아이들은 눈부시게 빛난다. "엄마들이 우릴 사랑했으면 버리지도 않지, 바보야."이렇게 말한 친구 티티는 때리는 사장을 피해 두번째 탈출을 했다. 빅키는 친구가 몰래 주머니에 넣어주고 간 돌멩이를 매만지며 생각한다."누가 우리를 닦아주지 않아도 우리가 빛날 수 있을까."여기서 제목이 나왔다. <빛날 수 있을까>어둠이 있으니 빛이 있다는 것은 자연현상이고, 사회는 그렇지 않다면 좋겠다. 저 아이들이 어둠을 담당해서 우리가 빛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빛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어린이 독자들도 그것에 동의했으면 좋겠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더 고민할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