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 못 할 전학생 마음 잇는 아이 22
심순 지음, 하수정 그림 / 마음이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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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님의 <비밀의 무게>를 좋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대출해 읽었다. 내용이 제목을 넘어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내용을 담기엔 제목이 너무 평면적이라는 생각.... 그만큼 내용의 부피가 컸다. 내 느낌엔 그랬다.

제목의 '감당 못 할 전학생'은 화자인 동호의 반에 전학온 아담이었다. 확인한 바는 없지만 아이슬란드인가 아일랜드에서 왔다고 하는 이 아이는 첫날부터 심상치 않았다. 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이다. 담임선생님은 뭔가 아이들보다 더 알고 계신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잘 대처하시는 건 아니고 그냥 넘어가주시는 느낌이다. 긴장하고 허둥거리면서.

아담의 눈을 뜨게 하는 건 의외로 간단한 일이었다. 눈을 뜬 아담은 전혀 다른 아이였다. 밝고, 친절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아이. 상상을 현실처럼 풀어내는 아이. 학급 아이들은 점차 아담이에게 동화되었다. 함께 기상천외한 놀이에 동참하며 즐거워했다. 나중엔 학급을 넘어서 동생들과 윗학년들까지도 함께했다.

문제는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화자인 '나'의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 심리묘사를 잘 하셨다고 생각했다. 아담은 차별과 배제를 겪을 것 같은 캐릭터였지만 의외로 그런 일을 겪지 않고 무리 속으로 들어왔다. 오히려 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 잘된 일 아닌가? 하지만 이 과정을 주시하는 '나'의 기분은 좋지 않다. 이유가 뭘까? 나는 이해할 수가 있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안에도 있는 마음이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차별과 배제는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거의 끝부분에 가서야 '나'도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른, '다양성'이라 이름하는 한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알게된다. 나는 이토록 힘들게 여기에 편입했는데 너는 뭔데 이렇게 쉽게? 이 마음과 동병상련 중 어떤 마음이 더 일반적일까? 전자가 결코 기울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인간의 마음은 생각보다 훨씬 못났다. 이 책은 편견과 차별 문제를 단순하고 도덕적으로만 보여주는 동화들에 비해 한층 더 복잡하다. 이런 단순치 않음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보여서 내겐 더 깊고 무게있게 다가왔다.

두번째 문제는 어른들의 반응이다. 이건 내 마음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했다. 뭔가 이해심은 있는 듯하나 학급을 장악하지 못하는 담임 선생님의 모습도 나 같았고, 모든 것이 못마땅하고 금지로 일관하는 교감선생님에게도 내 모습이 비춰질까봐 초조해하며 읽었다. 결국 교감선생님과 일부 학부모들은 아담이를 배제하고 몰아내게 되었다. 교감선생님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으로 나의 마음은 동화는 현실과 다르다는 변명을 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사실이기도 하다. 아담이의 상상과 놀이는 아름다웠지만 공적인 장소인 학교에서, 그리고 내 책임의 장소인 교실에서 많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다면 내가 그걸 편한 마음으로 지켜봤을 리가 없다. 그리고 실제는 항상 아름답진 않다. 어쨌든 나에게 한계가 많은 건 사실이고, 인정한다.ㅠ

그러나 마지막에 교장선생님이 다시 나타난 아담과 함께 춤추며 노래하고, 친구들도 함께 함으로써 잠시 어두워졌던 이야기는 환하게 끝을 맺는다. 결국 작가님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다. 모든 복잡한 문제와 현실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실상과 심리를 현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흠칫하는 마음으로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향점을 보게 되는 이야기. 내가 느낀 게 맞다면 참 좋은 이야기라 말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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