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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 분식 - 제1회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초승달문고 52
동지아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평점 :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이 있지만 저학년 동화를 대상으로 하는 ‘초승달 문학상’이 신설되었다고 한다. 이 책이 그 첫 수상작이다. 처음 등장한 작가님인 것 같은데 이미 꽤 많은 작품을 써보신 것 같은 능숙한 필력이 느껴진다.
이 책은 많이 선택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수상작 프리미엄도 있는데다가, 제목이 짧으면서도 인상적이고, 표지가 너무 먹음직스럽다. 내용까지 총체적으로 맛있는! 느낌이 든다. 나도 오늘 몇 권의 읽을 책이 있었는데 이 책을 가장 먼저 골라 들었다. 노란 톤의 바탕 아래 그려진 분식과 닭강정이 너무 탐스러워 저절로 책에 손이 간다. 집게 사이에 쓰여진 <해든분식>이라는 제목도, 거기에 매달린 아이의 모습도 재미가 가득 담겼을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변신 판타지는 수많은 작품에서 사용되어서 헤아리기도 어렵다. 동물이나, 식물, 또는 물건... 심지어 쓰레기로 변신하는 이야기까지도 나왔었지. 여기서의 변신을 보고 풋, 웃어버렸다. 몇 달 전 방영되었던 넷플릭스 드라마와 똑같은 변신이라니! 그 드라마 엄청 화제였고 내 주변 사람들도 많이 봤지만 난 1화만 보고 그만두었는데.... (재미는 있었다 꽤 웃기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드라마의 변신이 어떤 결말로 갔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아마도 두 작품은 변신의 출발은 같되, 과정과 결말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드라마의 문법과 저학년 동화의 문법은 다를 테니까.
해든분식을 운영하는 엄마의 둘째딸 강정인.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다. 이 책의 대표 독자로 2학년을 설정하신 것인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1,2학년보다는 2,3학년에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아주 단순하지는 않아서 3학년까지도 매우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2,3학년 담임이라면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하고 싶을 정도로 내용이 재미있다.
더 좋은 건 모든 캐릭터의 건강함이다. 주변에 있을듯한 현실적인 캐릭터이며 평범한 우리가 겪는 자잘한 감정들을 다 겪으면서도 모든 길목에서 빛을 찾아 나아갈 것 같은 신뢰를 주는 캐릭터들. 때문에 저렇게 황당한 변신이 되었어도 저걸 어째, 하는 마음은 잠깐. 웃으며 지켜보게 된다. 언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인가. 마지막 순간에는 저절로 외치게 된다. 그래, 그거지!!^^
바쁘게 분식을 만들어 팔며 자매를 키우는 엄마도, 엄마끼리 친해서 어릴적부터 가까이 지냈던 준찬이도(그러고보니 엄마친구아들이네. 서로의 엄마를 이모라고 부르는 것도 똑같아.ㅎㅎ) 정인이 친구들도. 다 평범하지만 건강하다. 지지고볶으며 사는 건 다 똑같지만 시선이 밝다. 이것이 독자에게까지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
아프고 우울하고 괴롭고 슬프고 힘겹고 미치겠고 상처주고 이런 것도 인생이고 현실이지만 요즘은 아이들한테서도 가뜩이나 이런 것만 보여서.... 이 작품이 주는 맛은 더욱 특별했다. 여기 나오는 음식들은 사실 건강식은 아니지만, 이 책은 마음의 건강식이라고 할까? 쭉 한잔 마시고 나면 힘이 나는 맛. 이런 작품이 필요했어. 특히 아이들에게는 말이야. 이 책을 잘 챙겨둬야겠다. 읽어줄 날이 머지않아 올 수도 있으니.
(아! 엄마들이 읽는 것도 추천한다. 아이랑 같이 읽으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