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력 - 인류 진보의 핵심적인 역할 비판적 사고력 시리즈
마르크 가스콘 지음, 에두아르드 알타리바 그림, 손성화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0쪽 정도의 그림책 타입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얇은 분량과 화면을 꽉 채운 그림에도 불구하고 저학년용은 아니다. 비판적 사고력이라는 용어 자체가 고학년은 되어야 다룰 용어이기도 하니까. 여러 분야와 사례를 통하여 비판적 사고력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책인데, 설명이 최대한 짧게 되어 있어서 쉽게 전반적 내용을 개관하기는 좋지만 뭔가 좀 자세히 알고 싶은데 라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한 책에 여러가지 컨셉이 공존할 수는 없으니, 이 책을 읽고 궁금한 것이나 더 알고 싶은 것이 생겼다면 그또한 이 책의 역할인 것이다.

비판적 사고력의 필요성이 대두된지는 꽤 되었다. 하지만 욕먹을 각오를 하고 내 느낌을 써본다면 지금 어떤 사람, 혹은 학생이 행사하고 있는 태도는 비판적 사고력이 아니라 '비난적 사고력'인 경우가 매우 흔하다. 그건 여러가지 다른 말로도 표현이 가능하다. 자기중심적 사고력, 내로남불 사고력, 프로불편러 사고력, 내놔 사고력.... 등등이다. 자신은 하지 않을 것을 남한테만 요구하는 이런 태도를 기반으로 하는 사고력을 비판적 사고력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비판적 사고력은 자기 자신이 축적해온 것까지도 부정할 수 있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유연하게 인정한다. 순서가 바뀌었지만 이 책의 마지막장 제목을 먼저 언급하자면 [천재의 조건:태도가 차이를 만든다] 이다. 요즘 아이들 지도하면서 '태도'에 주목하게 된 나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결론이었다. 비판은 무례와 억지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겸손이 바탕일 것이며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항상 자신을 점검할 것이다. 말하자면 자기객관화? 그게 가능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비판이다.

이 책은 역사, 환경, 사업(경영), 인권, 디지털, 과학 등의 분야에서 비판적 사고력의 역할, 혹은 부재시의 문제점을 알려준다. 서론 장에서 다룬 큰 비극, 스웨덴 전함, 타이타닉호, 챌린지호 등의 비극이 새삼 끔찍했다. 제너럴 모터스나 리먼 브라더스 등 잘나가던 대기업들의 몰락 원인도 결국 거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차별과 불평등의 극복에 비판적 사고력이 필수였던 것은 당연한 일이고.

온라인 정보와 소셜 네트워크의 영향력이 지대한 지금이야말로 비판적 사고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대라고 이 책은 지적한다. 피부에 닿도록 느끼고 있는 문제다. 어어 하는 사이에 휩쓸려갈 수 있는 홍수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책은 학습과 훈련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 훈련이 무엇인지까지 알려주진 않았지만 바로 이런 책을 비롯한 독서가 그 첫째 아닐지 모르겠다. 심심풀이 책도 나름의 유용성이 있지만 도약을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독서에도 도전할 필요가 있다. 이걸 학급에서 해보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손쉽게 되지는 않는다. 두번째는 스스로의 탐구, 세번째는 소통과 공유, 토론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 또한 '내가 틀릴 수 있다'를 늘 유념하려고 한다.

이 책에 환경 관련 장이 따로 있는데 (3.인간은 자연의 일부) 결국 궁극적으로 생존을 위해서는 이 분야의 비판적 사고력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건 세상 전체의 시스템을 뒤흔드는 비판일 수도 있겠다. 그렇게 해서라도 우리의, 후손들의 터전을 지킬 수 있기를 빌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