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문해력을 키우는 인생 동화책 - 선생님이 직접 읽고 권하는 학년별 · 단계별 동화
김진향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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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4인 중 박미정 선생님과 지인이다. 만나본 적은 없으니 지인이라 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페이스북에서 소통하는 것도 지인 맞겠지?^^ 이분의 이전 저서 2권이 있는데 그건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이런 것과 비슷하다. 엄청 핫한 자녀양육서가 있어. 근데 우리 애들은 다 컸어. 읽어봤자 후회할 일밖에 없어. 이제와서 어쩔 수도 없잖아. 마치 그런 느낌이다.ㅎㅎ

후회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고, 정확하게 말하면 '한계'다. 내가 박미정 선생님을 보며 감탄하면서도 따라하지 못하는 건 이 한계 때문이다. 그 한계는 곧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모임'이다. 나는 모임에 아주 몹시 매우 취약하다. 내 성격유형 설명에 '모임이 취소되면 속으로 좋아한다'가 있길래 폭소한 적이 있는데ㅋㅋ 약속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고 걍 내 속도대로 혼자 꼼지락거리는 게 마음 편하다. (가끔 예외도 있..) 젊었을 땐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나이들수록 더 그렇게 됨...ㅠ 나는 수업준비와 수업을 잘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지만 수업이 끝나서까지 아이들과 있고 싶진 않다. 수업이 끝나면 일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고 퇴근 후, 주말 등에 교사모임... 아, 이건 더더더 못해. 토욜 아침 6시인가에 줌모임하시는 얘기도 읽었는데 세상에나 토욜 하루라도 늦잠을 자야 살지. 근데 미정쌤은 하나에서 두개, 두개에서 세개... 계속 늘려나가신다. 한두개일 때는 오! 대단하시다! 하면서 보다가 서너개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아이고~ 다른 세상 얘기다~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하실만큼 책모임의 가치가 큰 것을 머리로는 알겠으나 몸과 성격이 따라주지 않는 한계 때문에 그 좋은 책을 못읽고 있었다.

그러다 이 책이 나온것을 봤다. 오, 이런 내용이면 성격상 부담 없겠다 하던 차에 인디 서평에 뜬 걸 보고 신청했다. 적당히 아담한 판형에 부드러운 분홍 색감의 표지, 가독성을 높여주는 예쁜 편집 등 외형부터 아름다운 책이었다. 내용은... 네 분 저자들의 동화에 대한 사랑, 그동안 투자한 엄청난 시간, 그리고 바로 그! '모임'을 통한 상승작용과 발전 등이 모두 포함된 알찬 책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대상이 다양하다는 점일 것 같다. 나같은 교사에게도, 작가나 출판인들에게도, 그리고 특히 학부모들에게 관심을 받을만한 책이다. 저,중,고학년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또 읽기수준을 3단계로 나누어 적절한 책들을 섬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네 분이 책모임하며 모두가 합의한 책으로 목록을 꾸렸기 때문에 취향에 편중되지 않은 객관성이 어느정도 보장된다고 하겠다. 책 소개글은 주관적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 안내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서술했다. 그렇다고 무미건조한 글이 아니라 되도록 쉽게 서술하려는 친절함과 존대어의 존중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 안에 책에 대한 저자들의 전문성이 스며들어 있음은 물론이다.

위에 적은 9단계당 각각 3~4권씩 소개하고 있어 30여권의 책이 안내되지만 각권당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 3권씩 따라붙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4배... 100권이 훌쩍 넘는 양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100권을 엄선하려면 그 몇배에 해당하는 양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그러니 네 분 저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읽고 모이고 대화하고 쓰는 작업을 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소개된 책들 중에 읽어본 책도 있지만 제목만 알고 읽어보지 못한 책, 아예 몰랐던 책도 있다. 나도 어린이책 꽤 많이 읽은 그룹에 속하는데 그럴 정도니 그만큼 작품의 세계는 한이 없는 것이고 이 책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서로의 소개가 서로에게 참고가 되어 상승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모임 못하는 아쉬움을 책으로 약간 해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한번에 통독도 좋지만 조금씩 야금야금 읽어도 좋겠다. 학부모님들이 읽으실 때는 자녀의 해당 학년부터 시작하셔도 무방하겠다. 동화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의 해당부분을 다시 찾아 읽으시면 또 새롭게 다가올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의 독자 대상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도움을 받을 분들은 자녀의 독서에 관심은 있으나 쉽게 접근이 안되던 학부모님들이라 생각한다. 웬만한 양육서보다도 옆에 끼고 있으면 더 좋을 책이다.

어린이들은 균형있게 자라야 한다. 책이 그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축인 것은 분명하고, 많은 부분 걱정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책으로 갈 수 있는 세계, 인생에서 그걸 모른다는 건 엄청난 걸 놓치고 있는 것이기에 먼저 체험한 이들이 이토록 애타게 권하며 안내하는 것이다. 저자님들의 진심이 많은 곳에 가닿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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