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줄줄이 이야기가 줄줄이 산하작은아이들 72
이소완 지음, 박지윤 그림 / 산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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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특이해서 어떤 책일까 궁금해하며 펼쳤다. 따뜻하고 예쁜 이야기였다. 제목은 이 책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한 아이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책은 줄줄이 다음 아이들로 이어진다. 그리고 연결된 이야기는 하나로 잘 통합되고 마무리된다. 각 아이들의 캐릭터가 잘 살아있었고, 착하고 정이 가는 아이들이지만 비현실적일 정도는 아니었다. 표지에 그려진 빨간 장갑은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중요한 소재다.

 

처음 등장하는 아이는 보라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와서 친구가 없다. 보라의 새 집에선 집 앞 공원이 내려다보인다. 어느날 새벽 보라는 좋은 생각이 났다. 공원의 공터에 낙엽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하트로부터 시작된 그림은 토끼 얼굴, 곰돌이 얼굴 등으로 점점 수준을 높여갔다. 그걸 만들어 놓고 집에 들어와 창문으로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 보라는 아주 커다란 고양이 그림을 완성한다.

 

다음 장에는 쌍둥이 형제 정우와 정민이가 등장한다. 동생 정우는 섬세하고 형 정민이는 과감하다. 정우가 공원에서 고양이 그림을 발견하고 감탄한다. 그때, 심술궂은 고등학생 무리가 나타나 몇 번의 발길질로 작품을 순식간에 망쳐버리고 말았다. 슬퍼하던 정우는 흩어진 낙엽더미에서 빨간 장갑을 발견한다. 고양이의 눈이었던 장갑이었다. 장갑 크기를 보고 또래인 걸 알게된 정우는 더욱 안타까워하며 장갑 주인이자 낙엽그림의 작가를 찾고 싶어한다. 정민이는 그 얘기를 듣고 장갑 주인을 찾는 방을 써서 붙인다.

 

다음 등장하는 윤서는 오지랖이 태평양인 아이다. 장갑 주인도 아닌데 정우 정민 형제를 찾아가고, 도와주겠다 제안한다. 윤서네 집은 공원 근처에서 과일가게를 한다. 자연스럽게 과일가게는 그들 프로젝트의 거점이 된다.

 

장갑을 과일가게에 걸어두었지만 주인은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다. 그때 수아가 나타났다. 수아는 좀 특이한 수집 취미가 있는 아이였다. 주인 없는 주운 물건들을 잔뜩 갖고 있다. 공원에서 작은 장터같은 것을 열어 분실물들의 주인을 찾아주자고 제안한다. 분실물 지우개에 눈독을 들이지만 밉지 않은 태오, 도움은 안되고 얄밉기만 한 영수 등도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채원이! 이 아이도 실행력이 좋다. 아이들을 지휘해 커다란 눈사람을 만든다. 빨간 장갑은 다시 눈사람의 눈이 되었다. 이런 일들이 진행되는 동안 보라는 왜 나타나지 않았을까? 아이들의 장갑 찾아주기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외롭던 보라가 자신의 작품을 기억해주고 좋아해주는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관계에 설렘을 갖게 되는 과정을 흐뭇하게 그려놓았다. 빨간 장갑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의 방식은 이야기의 본질을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공원의 낙엽그림이라는 첫 소재가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들까지 흥미롭게 잘 끌고나왔고 마무리까지 잘 이어졌다. 제목 그대로 줄줄이 줄줄이~

 

100쪽이 조금 안되는 분량은 3학년 정도에 딱 맞아 보이고, 2~4학년 정도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 적당하겠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전작인 맹물 옆에 콩짱 옆에 깜돌이처럼 따뜻하고 기분 좋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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