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사회 선생님의 한국 지리네요 - 지리로 만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것
권재원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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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 걸 보고 당장 샀다. 난 이런 책을 아주 좋아한다. 초등고학년~중학생 수준 정도의 지식책. 어른용도 아닌데 다 아는 내용이겠지? 절대 아니다. (내 기준에서 말한거지만, 대체로 그럴거라 생각한다.^^) 나는 사회나 과학 수업 준비하면서 이런 책들 덕을 톡톡히 보았다. 전문서적은 어렵고, 그걸 어린이들에게 맞는 내용으로 전환하려면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반면 학생용 책들 중 내용이 상세하고 알찬 책들은 그대로 수업으로 옮겨 가져갈 수 있어서 유용했다. 원래 지식을 습득할 때 전혀 모르는 지식보다는 아는 지식 플러스 알파일 때가 가장 효과적으로 배운다고 한다. 나에게는 이런 책들이 그렇다. 대충 아는 내용이지만 빈틈이 듬성듬성 있을 때 그 빈틈을 채우는 독서는 꽤나 즐겁다.

저자는 중등 사회교사로 다양한 영역에 많은 책들을 내셨지만 이 책은 본인의 교과 수업에 가장 근접한 책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중등 사회 교육과정에 한국지리 내용이 매우 부실하다고 한다. 사실 초등도 그렇거든! 그래서 이 책은 그 아쉬움을 채워줄 보충교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울러 저자의 지적처럼 사회 교육과정에 한국지리 내용은 좀더 시수가 늘어나면 좋을 것 같다. 올해 가르치고 있는 4학년을 예로 들면 1,2학기 3단원씩 총 6개 단원 중에서 1학기 1단원(1.지역의 위치와 특성)만이 지리 단원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중 두개 소단원 중 하나만이 지도의 기본요소를 다루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 소단원 한 개는 지역화 내용으로 해당 지역의 중심지를 다룬다. 자신과 가까운 지역부터 공부하는 게 맞으니 여기까진 이해한다 해도 공공기관, 지역문제 단원 차시는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2학기에 '촌락과 도시의 생활모습'이라는 단원도 있는데 이 단원을 지리 영역으로 개편하면 어떨까도 생각한다. 그렇게 배우다보면 촌락과 도시의 문제점, 지역간의 교류 내용은 자연스럽게 따라나올 수 있는데 말이다. 이책의 3장이 바로 그렇다.(행정구역, 교통, 산업이라는 계획-우리나라의 인문환경) 내용지식을 가르치지도 않으면서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으니, 수업하면서 부질없다는 회의가 계속 들었다. 어쩌라고. '사회변화와 문화다양성' 이라는 단원도 도덕교과와 겹치는 내용이 많아 차시를 줄여도 된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사회 수업은 좀더 지식쪽으로 가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암기과목이 될까봐 경계하는 인식이 너무 알맹이 없이 허망한 교육과정을 만들어낸 것 아닐까. (교육과정에 안목도 없는 내가 이런 소릴 하다니 돌맞는 거 아닐지 모르겠다. 걍 개인적인 생각.^^;;;)

이 책은 총 10장으로 되어있는데, 4장까지는 이렇게 교사의 입장으로 읽었다. 지형, 기후, 인문환경, 지정학과 관련된 단원이다. 다음 5,6장은 관광자원에 대한 내용으로, 내가 제일 침흘리며 읽은 부분이다. 나는 해외여행도 딱 한번, 국내여행도 오래 걸리는 곳은 많이 안가봤다. 특히 5장은 국립공원 소개인데, 안가봤거나, 까마득히 오래 전에 가본 곳이 대부분... 친한 언니들 만나러 가는데 이 책을 가져가고 싶었다. 어차피 비슷하게 퇴직할 언니들이라... 우리 이중 어디부터 가볼까요? 이러면서...ㅎㅎㅎ 근데 한살이라도 젊을 때 다니는 게 남는건데.... 나의 집콕 인생이 이럴 땐 좀 후회된다.^^;;; 해외여행은 둘째치고, 국내도 가봐야 할 곳이 엄청 많다. 6장도 그렇다. 세계문화유산 중심으로 관광지들을 소개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읽으며 여행 계획을 짜는 것도 아주 재미있고 살아있는 학습이 될 것 같다. 책 한권에 관광정보를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출발점이 되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7~10장은 우리나라를 4개 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경기지방, 호서지방과 관동지방, 호남지방과 영남지방, 제주도) 과거의 내력부터 최신의 상황까지 꼼꼼하게 내용이 잘 담겼고 각 지역이 담당하고 있는 특유의 역할까지 잘 설명되어 있다. 각장의 앞에 표지의 그 '별난 사회선생님'이 팔짱을 끼고 읽기의 가이드가 될 질문을 던져주는 것도 좋다. 예를들면 7장 경기지방에선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수도나 수도권의 위치는 어떻게 정해지고,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8장 호서,관동지방에선 "산업과 기술, 교통의 변화를 보면 지리의 눈으로 지역의 변화를 생각해볼 수 있지." 와 같은 안내 문장들이다. 이렇게하여 촘촘하게 한국지리의 내용이 알차게 담긴 책이 되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꽤 유용한 책이라 생각한다.

'지리의 힘' 이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많이 팔린 것을 보아도, 지리는 단순한 암기 지식이 아니다. 이 책이 교육현장에서 그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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