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동물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어린이부문 대상 수상작 파란 이야기 14
김시경 지음, 장선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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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기저기서 많이 떠서 눈에 익었고, 그런만큼 기대하는 마음으로 신청한 책이었다. 어린이 심사단이 뽑은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 문학상'에서 대상으로 뽑힌 작품이라고 한다. 과연 대상으로 뽑힐만한 작품이다라는 생각도 들고 개인적으론 그정도로 좋진 않은데?라는 생각도 들고 내 안에서도 감상이 엇갈렸다.

내가 높이 본 것은 주제의식이다. 대표적으로는 동물권과 환경문제로, 멸망을 향해가는 인간사회 문제의 총망라라 할 수 있었다.
반면 생각보다 별로였던 것은 재미였다. 이상하게도 딱히 재미가 없었다. 이건 작품보다도 나의 취향 문제라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특히 어린이 심사단이 뽑은 작품이 재미있었던 적이 별로 없었다. 난 이 점이 너무 슬퍼...ㅠ 어린이들을 이해하며 함께읽기를 해야하는 입장에서 이건 큰 약점이다. 어쩔 수가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선생으로 있는 동안만큼은 성실하게 함께 읽어보리라 다짐한다.

어렸을 때부터 '말세다 말세야' 하는 말을 많이 들어봤지만 인류는 아직까진 연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엔 정말 우리가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라는 위기의식(?)을 넘어선 체념성 회의가 든다. 대체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모든 걸 망치는 저주의 손인가. 인간성이 말살된.... 아니 인간성이란게 무엇인가 애초에 그런게 있기는 하던가?

이 책은 매우 긴장된 분위기로 시작된다. 동물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졌고, 바로 격리하여 살처분을 집행하는 중이다. 이 책의 주인공 초록이에게는 초코라는 리트리버 반려견이 있는데, 초코 또한 감염이 되어버린다! 초코를 보낼 수 없는 초록이는 인간들의 행위에 반하게 되고, 동물들과 긴박한 여정에 함께하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이기심을 목도하게 된다.

사실 그간의 현실 또한 인간의 이기심이 다른 모든 종에게는 위협과 저주, 불행이었음을 말해준다. 자신이 딛고 선 발판을 파괴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 이 작품은 동화지만 이러한 현실을 매우 다양하고 신선하게 잘 조명했다.

얽히고설킨 상황들의 최종에 있는 존재. 섀도우 ET. 그리고 알파. 이런 설정이 아이들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일 것 같긴 하다. 나는 타임슬립 소재에서 재미를 본 적이 없어서 이번엔 혹시? 했지만 역시였고^^;;; (나는 왜 이런 데 몰입이 안되나 몰라) 엄청난 선택을 홀로 짊어진 초록이의 무거운 어깨가 안쓰러웠다.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작가의 선택이자 최종 반전이 약간의 위안을 준다. 사실 인간 중에 선한 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국 대세는 악이 된다는 점. 그 악이 세상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간다는 점이 안타까운 점이다. 그리고 나도 어느새 그 멱살잡이에 동조하고 있을 때가 많다는 자각도. 그런 세상에 작가가 준 한줄기 희망의 메세지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붙들어야 하는 것이리라.

아이들과 읽으면 이야기거리가 참 많겠다. 그런 면에서도 좋은 책이다. 나에게는 약간 오버로 느껴졌던 설정들이 어찌보면 가장 적당한 설정이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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