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의 물음 - 이집트 편 이야기 산타 세계 일주 1
송언 지음, 소복이 그림 / 종이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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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 때문에 도서관에 갔다가 무심코 신간코너를 쳐다보는데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오, 송언 선생님 책이 나왔네? 꺼내보니 옛이야기책이다. 세계 옛이야기.

송언 선생님이 현직에 계실 때는 털보 선생님과 그 반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교실 이야기가 주로 나왔었다. 지금도 송언 작가님 하면 그 책들이 우선 떠오른다. 마법사 똥맨이나 김 구천구백이 류의 책들. 그런데 퇴직을 하시고나선 교실소재 동화는 딱 끊겼다. 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교실에 몸담고 있지 않아도 교실 이야기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작가님은 다른 흐름을 선택하신 것 같다.

그 흐름은 '옛이야기'인 것 같다. <이야기 숲에는 누가 살까?> <이야기 똥 여우> 같은 창작우화나 기존의 고전들을 재화한 책들이 주로 나왔다. 그리고 이번엔 세계 옛이야기! 종이종이라는 처음보는 출판사에서 '이야기산타 세계일주'라는 시리즈로 나오고 있다. 나라별로 나오는 것 같다. 이 책이 첫 권이며 나라는 이집트다. 뒤의 권들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영국, 인도, 노르웨이 순으로 이어지고 있어 기대감을 준다. 2학기 학교도서실 수서때 이 시리즈를 다 신청해서 갖춰 놓아야겠다.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2학년 2학기 통합 <겨울> 교과서에는 '두근두근 세계여행'이라는 단원이 있다. 음식, 의상, 집, 놀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 여러나라를 살펴본다. 옛이야기 영역이 교과서에 딱 나오진 않지만 담임 재량으로 충분히 다룰 만한 영역이다. 이 시리즈 말고도 기존에 나온 책들이 있으니 (많지는 않음) 함께 모아서 살펴보고 여러가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씩 소개한다든가, 그림으로 그려본다든가, (그림으로 그리고 소개한다든가^^), 모둠별로 한 나라씩 정해서 연극으로 표현한다든가 (정식 연극은 어렵고 낭독극 정도가 좋을듯). 진행하다가 우리 옛이야기와 비슷한 화소들을 만나면 비교도 해볼 수 있고. 그러면 비교문화까지 나아가는 것 아닌가? 아 꿈이 너무 원대하다.ㅎㅎ

게다가 이 시리즈는 송언 선생님과 소복이 작가의 콜라보 작업이어서 더 친근하며 눈에 띈다. 많은 어린이책에 작업을 하신 소복이 작가님의 그림은 이제 책에 재미와 접근성을 더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야기 산타'라는 설정도 아주 효과적이다. 그림을 보니까 떠나가신 털보선생님이 산타로 돌아오신 것?ㅎㅎ 산타는 루돌프에게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선물 어디 없을까?"라고 묻는다. 아이들은 너무 바쁘거나 핸드폰에 코를 박고 있거나.... 그때 루돌프는 이렇게 대답한다. "이야기 선물 어때요?" 그렇게 해서 산타와 루돌프는 이야기 보물을 모으러 세계로 다닌다는 설정. 괜찮지 않은가?^^

이 첫 권은 이집트에서 모아온 다섯 편의 이야기다. 송언 선생님이 재화를 잘 하셨는지 무지한 내가 알 수는 없으나, 잘 하셨겠지 뭐! 이집트의 이야기는 평소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꽤 재미있었다. 모든 나라의 이야기에는 길을 떠나고, 모험을 하고, 다시 돌아오는 공통된 패턴이 자주 들어있다. 그 과정에서 남을 돕는 자들이 복을 받고, 악한 꾀를 쓰거나 남의 불행을 모른체 하거나 민폐를 끼치는 자들이 벌을 받는 권선징악의 요소도 자주 나온다. [모르간의 딸, 룰리야] 라는 이야기에선 '라푼젤'을 연상시키는 화소가 나와 그 점도 재미있었다.

'이야기산타' 라는 설정과 같이, 이야기가 어린 나이부터 삶에 지친 이 사회의 아이들에게 선물이 된다면 좋겠다. 뭣이 소중한디? 그게 이야기 안에 다 들어있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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