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스타 마루비 어린이 문학 16
최은영 지음, 국민지 그림 / 마루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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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예상되었고 딱 그 예상대로 흘러갔지만 만족스러웠다. 함정에 빠진 이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더 큰 함정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 받는다. 일주일 스타. 일주일은 지안이가 함정에 빠져있던 딱 그 일주일이었다.

태권도장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지안이는 대련 중 우스꽝스럽게 엉덩방아를 찧어 망신을 당했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잘하는 게 없구나. 태권도도 이렇고, 미술도, 음악도 젬병이고, 공부도 별로.... 그렇게 귀가하던 중 생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할머니를 쓰러뜨리고 간 소매치기범을 킥보드로 쫓아가다가 검거하는데 공을 세운 것이다! 지안이는 ‘용감한 시민상’을 받게 되었고 일약 유명해졌다. 경찰차가 학교로 찾아오고, 교장실에 불려가 치하를 듣고, 경찰서에서 상을 받고, 뉴스에도 나오고.....

소심한 나는 이 대목에서 걱정했다. 저러면 안되는데.... 대체 부모는 뭐하는거야. 저렇게 신상이 밝혀져서 어떡하려구.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법은 한발짝 떨어져있고 그보다 주먹은 가깝다구 이사람들아. 소매치기 형량이 뭐 얼마나 되겠어? 보복 당하려면 얼마든지 당할 수 있는 상황이야. 이보다 더 별일 아닌 일로도 참혹한 일이 얼마든지 벌어지고 있다구!

하지만 지안이 부모님은 이 상황을 흐뭇해하고 즐기기만 할 뿐 그런 걱정은 꿈에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휴... 다행히도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동화니까... (그래도 현실에선 조심해야 한다.)

문제는 내가 마음졸인 그런 위험이 아니라 붕붕 뜬 구름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지안이의 마음이었다. 부모님은 갑자기 스타가 된 딸을 자랑스러워하고 함께 들떠있다. 그러다 주의를 환기시키는 말을 아빠가 한 번 하기는 하는데, 너의 판단에 맡긴다 수준이어서 크게 영향력이 있지는 않았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사람은 유튜버를 꿈꾸는 오빠 준완이. 지안이를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경찰서로 선물을 보냈고, 오빠는 언박싱 영상을 찍자고 재촉한다. 영상이 뭔가 부족해 보이자 남매는 내용을 보충하려고 무리수를 둔다. 피해자 할머니를 찾아갔다가 할머니 손자에게 따끔하게 한 소리를 듣고 돌아온다. (이런 소리를 부모가 했어야 했는데. 부모는 때로 단호해야 한다.)

하지만 어찌어찌해서 영상은 올라갔다. 그러는 일주일간 지안이가 아주 까맣게 뒷전에 두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매일 물주며 아끼던 화분을 내팽겨쳐 둔 것처럼. 내일이면 전학갈 절친과의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낸 것이다.

모든게 엉망이 되기 전에 지안이가 정신을 차리는 결말이어서 다행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동영상은 올라갔고, 당연하게 악플들이 많이 달린다. 그럴 만도 하지 뭐. 진실한 마음에도 악플을 다는데 저런 얍삽한 마음에 악플이 안 달리는 게 이상하지. 하지만 그건 이제 지안이가 감당할 몫이다. 채널을 폐쇄하고 없던 일로 빨리 돌아가든가, 아니면 건강한 콘텐츠로 빨리 선회하든가. 이야기는 그것까지 보여주지는 않고 끝난다. 절친 서경이와의 우정은 회복한 채로 끝나서 훈훈했다.

‘스타’(유명한 사람, 인정받고 칭송받는 사람)에 대한 갈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물론 정도 차이는 많이 있다. 굉장히 집착하는 사람도 있고 크게 추구하지는 않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완전히 초월한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지안이처럼 갑자기 그것이 들이닥쳤을 때, 정신을 차리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사려깊게 더욱 조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또한 지안이처럼 무재주를 한탄하면서 살아왔고 청소년기에는 열등감으로 꽤 고통을 받기도 했다. 가뭄에 콩나듯 단상 위에서 받아본 상의 맛을 잊지 못해 꿈에 나온 적도 있었던 것 같다.ㅎㅎㅎ 단상 위의 주인공들을 언제나 부러워했겠지. 나이 들며 그런 불은 다 꺼져 사그러들었지만 불씨가 남아있는 한 조심해야겠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나 부모님들도 ‘스타’를 꿈꾸기보다 조용히 자신의 삶에 내실을 기한다면 훨씬 원만하고 상식적인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타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에 대한 도취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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