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비누 인간 + 진화 인간 - 전2권 파란 이야기
방미진 지음, 조원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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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기, 공포물을 즐겨 읽지 않는다. 그런 장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취향이 그렇다. 이 책도 좀 읽어보다가 아니면 덮어야지 했는데, 오오... 하면서 끝까지 읽다가 2권인 진화인간으로 바로 넘어갔다. 단순한 공포물이 아니었다. <비누인간>은 정체를 모르는 상태로 읽으니 무서웠는데 <진화인간>에서 이것저것 상황들이 밝혀지면서 보니 공포물과는 달랐다. 장르도 SF에 가까웠다. 외계인에 대한 새로운 상상.

 

<비누인간>에서 상남이라는 주인공 아이는 엄마, 엄마남친과 함께 새로운 마을로 이사한다. 전원주택들로 이루어진 마을이고 마을내 화장품공장의 근로자들이 주로 살고있다. 도시가 가까워도 이런저런 이유로 접근이 쉽지 않은, 고립된 느낌의 마을이라고 할까. 나중에 알고보니 이 고립성은 이야기의 아주 중요한 복선이었던 것......

 

뭔가 느낌이 좀 달랐던 그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존재들이 아니었다. 그게 밝혀지는 과정이 조여드는 공포감을 준다. 미지로 인한 두려움은 실제보다 훨씬 과장된 공포감을 가져오기도 하는구나. 그리고 마침내 그 두려움은 최악의 파멸을 가져온다. 알지 못함, 두려움, 눈을 가림. 이 삼박자의 조합이 가져오는 파괴성. 그 뒤에는 판을 짜고 지켜보는 자들이 있다. 그게 더 무섭다.

 

이 작품에서는 서로 다른 존재를 이해하기도 전에 적대하고 파괴하는 인간의 오류에 대해서 말한다고 생각했다. 진짜 다르다. 많이 다르다.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다양성보다 훨씬 극단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그것이 무조건적 파괴의 이유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난 이 작품을 이렇게 이해했고 첫 권만으로도 완결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진화인간>으로 넘어가보니, 훨씬 넓은 세계관이 존재했다. 단순히 마을, 그보다 더 넓혀서 국가 정도의 범위가 아니었다. 우주, 그것도 어디엔가 있는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다루고 있었다. 그 존재의 속성에 대한 상상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었다.

 

1권에서 살아남은 최후 생존자가 그의 입장에서 미지의 곳에 갇혀서 누구를 어디까지 믿으며 살길을 도모해야 할지 탐색하는 과정이 긴장감을 불러온다. 그 존재가 자신의 정체성을 점차 알아가면서도 끝까지 버리지 못하는 인간성(?), 양심(?), 측은지심(?) 같은 것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그리고 2권의 끝은, 1권의 끝을 찾아가는 것 같아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이 시리즈는 총 3권이고 3권 제목은 <도플인간>이며 올해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작가의 말을 보니 이미 다 써놓으셨다고 하는데 일부러 시간차를 두시는 건가?^^ 어쨌든 그 책도 읽어보게 될 것 같다.

 

이 책은 내용을 상세히 쓰기 싫어서 요리조리 쓰다보니 두 권을 한꺼번에 썼는데도 평소보다 짧은 리뷰가 되었다.ㅎㅎ 마지막으로 덧붙임. 이 작가님의 책이 아주 많은데 나는 이 책과 분위기가 완전 다른, 공포라고는 1도 없는 <나 오늘부터 일기 쓸 거야>를 몇 년 전에 읽었고 그당시 2학년 아이들에게도 읽어주었다. 그 책은 귀여웠다. 다양한 느낌을 자유자재로 잘 표현하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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