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 대한 어린이책들도 워낙 많이 나와서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싶을 정도인데, 이 책을 보고는 또 마음에 들었다. 다 읽어줄 수는 없으니 골라야 한다. 내 마음속에서까지 경쟁을 해야 하다니 아 괴로워.... 하지만 즐거운 비명이다.^^이 책에서 마음에 든 포인트는 제목에 있다. 다정한 말 단단한 말. 보통 언어 예절을 다루는 책들에서는 다정한 말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은 자신을 지켜야 할 상황이 있고, 그럴 때 단단한 말이 필요하다. ‘단단한’은 딱딱함과는 다르고 날카로움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공격성이 없으며 자신을 잘 세운다. “비교하지 않을 거야”“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같은 말들은 스스로 나를 세우는 단단함이고“네가 그러면 기분이 나빠.”“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야.”같은 말들은 외부로부터 나를 세우는 단단함이라고 하겠다.말의 종류는 많지는 않고 24가지가 들어있다. 펼친 화면 두 쪽에 예쁜 글, 그림과 함께 하나씩 제시되어 있다. 이 책이 마음에 든 이유 두 번째가 여기에 있다. 그림이 너무 예쁘다. <파랑 오리> <초록 거북>등을 만드신 릴리아 작가님이 그리셨는데 가는 선에 부드러운 채색의 느낌이 좋고 캐릭터들이 순하고 귀여워 보여서 마음이 편해진다. ‘나에게 힘을 주는 단단한 말’,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다정한 말’ 이렇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님께서 말들을 고르실 때 많이 생각하고 엄선하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말을 몇가지 골라보겠다.[나는] 이게 무슨 다정한 말이지? 읽어보니 I-메시지를 표현하신 것이었다. 너 때문에~! 라고 말하지 않는 것. “너는으로 시작되는 말은 상처를 주기 쉽지만 나는으로 시작되는 말은 화해를 가져다줘요.” 아이들에게 자주 지도하는 내용인데 참 예쁘게 잘 표현되어 있다.[내가 도와줄까?] 무턱대고 도와준다고 덤비기 전에 물어보라고들 한다. 이 책에는 이렇게 풀어서 설명되어 있다. “겨울에는 고맙던 난로가 여름에는 반갑지 않은 것처럼 따뜻한 마음도 누군가에겐 부담이 될 수 있어요.”그리고 “혼자 할 수 있어.” 라고 답하면 조용히 미소로 답하라는 조언도 인상적이다. 보기 좋은 장면이다. 의외로 쉽지 않기도 하고.[이유가 있겠지]뭔가 쎄한 느낌이 들자마자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뒷담화를 늘어놓으면 나중에 엄청나게 미안하거나 후회하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아니면 말고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만) 내 원칙은 “세 번까지는 단정하지 않는다.”인데 그래도 실수를 한다. 참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한다.이 외의 말들도 다 적절하게 골라진 말들이라는 생각이 읽으면서 들었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많긴 하지만 이 책도 소중히 소장하는 책이 되겠다. 내 아이가 어리다면 이 책을 손에 잡고 폭 빠져 볼 수 있도록 옆에서 권하고 지켜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