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음치 마이크 꿈터 어린이 40
류미정 지음, 김정진 그림 / 꿈터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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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매우 끌렸다. 나는 음치들이 친근(?)하다. 나 또한 음치를 겨우 모면한 수준이니, 그들을 보면 위안을 받는게 아닐까? 아마도 그럴거다. 인간의 얍삽함이란 참....^^;;;; 제목을 보니 이 책에는 음치가 나오는 것 같고, 음치탈출을 위해 좌충우돌하는 얘기일거 같은데 그렇다면 재밌겠다! 게다가 이 작가님 책 <벼락맞은 리코더>도 재미있게 읽었으니. 작가님이 음악학원을 하신다고 들었다. 음악적 경험에 기반한 생각들이 작품을 이끌어냈다면 그 생각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그 생각은 "당당하게 즐겨라!" 인 것 같다. 꼭 잘해야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가 즐거우면 된다.
어... 맞는 말이기도 하고 나도 그러고 싶긴 한데, 그래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더란 말이지. 잘할수록 한계가 없어지고 더 넓게 즐길 수가 있더란 말이지. 물론 못해도 즐길 수는 있어. 딱 그 범위 안에서만. 이 책의 주제대로라면 본인이 거기에 만족하면 되는거지. 그러다가 갈증이 생기면 한계를 넓히기 위해 조금씩 더 시도하고 연습하면 되는 거겠지.

음악에 대한 이런 태도는 전작인 <벼락맞은 리코더>와 이 책을 함께 관통하는 주제인 것 같다. 작가님의 책 중 이 두 권만 읽었는데, 음악을 지도하는 분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주제로 담긴게 아닐까 생각된다. 못한다고 아예 덮어두고 사는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다. 인생의 즐거움 하나를 모르고 사는 것과 같다. 당당하게 즐길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음치가족의 아들인 준우. 선생님이 장기자랑을 노래로만 하겠다고 선포하셨다. 너무 걱정이 된 준우는 부모님을 졸라 '나만 따라와' 라는 음치탈출 학원에 등록한다. 거기도 뾰족한 수는 없어보이는데... 원장선생님이 준 마이크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제목의 '음치 탈출 마이크'!

'말하는 ○○○'와 함께 연습을 한다는 설정도 전작과 비슷하다. 음치라는 설정과 마이크라는 소재가 훨씬 흥미로울 것 같았지만 전작이 조금 더 재밌는 것 같다는 아쉬움은 살짝 있었다.

세상에 왜 이렇게 천재가 많은가(특히 우리나라는) 싶지만,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교실에서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그걸 개의치 않고 즐기는 아이들과의 수업이 진짜 신난다. 물론 성취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가능하지만.^^ 천재들이 있는 건 좋다. 프로는 생산물을 내놓아야 하고 그건 질이 높을수록 좋으니까. 하지만 대다수의 아마추어들은 능력의 압박 없이 그냥 즐기는 문화가 널리 퍼지면 좋겠다. 꼭 음악 아니어도 어떤 분야에서든. 능력과 성취의 압박 없이 누구나 당당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소질 없는 분야에서도 당당히 기웃댈 수 있는 분위기. 우리 사회는 이런 게 더 필요할 것 같다.

전설의 마이크가 음치를 고쳐주는 마술을 부린 게 아니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실망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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