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순 탐정단 - 도깨비 광산의 비밀 시끌벅적 어린이 환상 특급 4
황세연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분홍고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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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지만, 책 환경으로만 놓고 보면 부럽기만 하다.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져나오는 신간들, 수많은 훌륭한 작가님들과 작가를 꿈꾸며 공부하는 분들, 마음만 있다면 풍성히 누릴 수 있는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의 양질의 책과 시설들...

라떼는 어땠는고 하니... 학급문고라는 건 아예 없었고 학교도서관도 아예 없거나 허접했는데, 책들도 지금 기준으로 보면 거의 폐품 수준이었다. 창작동화는 드물었고 그나마 읽을만한 책들은 세계명작 정도. 그중에 내가 단물처럼 쪽쪽 빨아 먹은 것은 <셜록 홈즈> 시리즈였다. 홈즈 아저씨는 멋졌고, 사건은 궁금하고 때로는 무서웠고, 그 해결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그때보다 지금은 국내 추리문학도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어른이 되어서는 추리문학에 관심을 갖지 않아 나의 독서경험은 수준은 홈즈에 머물렀지만.... (아, 애거서 크리스티와 윌리엄 아이리시도 몇권 읽어봄) 이 작가님은 내가 주로 어린이문학만 읽고 살아서 잘 모르는 분이었는데, 국내 추리문학계에서 꽤 유명한 분인 것 같다. 오랫동안 여러 곳에 추리 퀴즈를 연재하시고도 했다고.... 그런 작가님이 이번엔 어린이를 위한 추리 동화를 쓰셨다. 매우 반가운 일이다. 요즘 아이들의 책 복이 국내 추리동화로까지 이어지게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한 시골 마을의 12살 친구들 4명이서 마을의 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다. ‘소년 탐정 칼레’ 같은 명작들이 떠오르는 설정이다. 황은조는 가정 사정 때문에 외할머니 집으로 내려가게 되어 입이 댓발 나와 있었지만 3명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어느새 웃고 떠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을의 사건을 접하게 되고, 함께 그 사건 속에 휘말린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우지성. 비뚤어진 것을 그냥 보고 넘기지 못하는 약간의 강박증이 있다.
끔찍한 냄새의 방귀를 아무렇게나 뀌고 다녀서 스컹크라는 별명이 붙은 박서준. 목소리에 민감해서 잘 분별한다.
앵무새라는 별명의 오다정. 동물 소리 흉내를 진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낸다.
짐작하겠지만 이러한 아이들의 특성은 사건을 해결하는데 각각 일조한다. 4명의 아이들 중 누구도 홈즈 같은 원톱 명탐정은 아니다. 오히려 뭔가 빈 곳이 있어 완벽과는 거리가 먼 친근한 아이들인데 이 아이들이 각자 가진 특성으로 위기를 하나씩 넘겨 가며 결국 사건 해결에 이르게 된다. 나는 이제 명탐정보다도 이런 이야기가 더 좋다. 아이들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리 전문 작가이고 수많은 추리퀴즈를 내신 작가답게 사건의 단서를 제시하고 과학적인 근거로 그것을 풀어가시는 기법이 능숙하신 것 같다. 과학이나 추리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에게 권해주면 좋겠고, 나처럼 딱히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폐광 속 도둑들의 아지트에서 구해 낸 파피용 강아지에게 ‘홈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자신들의 이름을 ‘셜록 홈순 탐정단’이라고 짓는 결말도 재미있다. 이렇게 탐정단이 조직되었는데 이대로 끝나지는 않으렷다? 조만간 2권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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