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학기 때 사회 단원과 관련해서 편견, 차별이라는 키워드로 책을 열심히 찾아봤지만 맘에 꼭 드는 게 없었다. 좋은 책이 없다는 뜻이 아니고 좋기는 다 좋은데 '이 책 한권으로 차별 이슈 전반을, 그리고 안두껍고 쉬운' 이런 조건의 책이 없었던 것 뿐이다. 올해 2학기를 앞두고 또한번 찾아보니 그 몇 달 사이에 새로나온 책들이 또 많다. 와 이 출판의 홍수여.... 얼마나 많은 책들이 뒷책들에 밀려 사라지고 나는 그중에 얼마나 구경이라도 해보는걸까.


올해 나온 책만으로도 꽤 많았지만 위에 말한 조건에 부합되는 책으로 두 권을 골라보았다. 

먼저 <오늘부터 해시태그 / 정연숙 / 풀빛>는 소셜 미디어에서 생각과 마음을 모으고 연대하는 도구가 되어준 해시태그(#)를 소재로 6가지의 이슈를 묶어낸 책이다. 


1. #PinkShirtDay 는 분홍 옷을 입었다고 놀림받는 친구를 위해 함께 분홍 옷을 입어 차별과 괴롭힘을 무력화 했던 해시태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척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집단이나 일정비율의 나쁜 인간들이 있다. 말하자면 어느 곳에서나 가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데, 주변인들이 이 해시태그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다면 그 괴롭힘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으로 전환할 수 있다. 


2. #BugsR4girls 

이 해시태그는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해 다룬다. 곤충을 좋아하는 소피아가 놀림을 받다가 해시태그를 통하여 응원과 격려를 받아 극복하는 이야기다. 이 고정관념의 피해자는 여성들만이 아니다. 발레하는 남성들이 만든 해시태그도 있다. '남자가?'라는 시선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


3. #덕분에챌린지

코로나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기억하자는 이 해시태그를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이 장은 차별 이슈보다는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훈훈한 연대의 힘을 소개했다.


4. #제로웨이스트챌린지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생활 속 작은 실천들은 금방 포기하기 쉽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연대의 느낌이 있으면 지속성이 생긴다.


5. #BlackLivesMatter

다시 차별 이슈로 돌아와서 인종차별에 대해 각성하고 성찰하는 내용이다.


6. #RefugeesWelcome

쉽지 않은 난민문제. 하지만 지금보다 더 포용적이어야 할 문제. 생명을 건 절박한 이들을 외면하는 건 생명에 대한 포기가 될 테니까.


이와같이 6가지의 해시태그를 통해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연대를 소개해주는 책이다. 해시태그를 소재로 한 발상이 아주 신선하다고 본다. 하지만 해시태그 자체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것에 담긴 의미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왜 해시태그가 힘을 발휘했나?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선 작은 힘들을 모으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하나하나가 그 작은 힘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 책 <이게 차별이라고? / 고수산나 / 열다>는 앞의 책보다 더 많은 이슈를 다룬다. 외모, 장애, 종교, 성, 나이, 학력, 다문화, 인종 8가지로, 수업에서 다룰만한 주제는 다 담았다고 볼 수 있겠다. 발상은 앞의 책이 더 참신하고 맘에 끌리지만 무난하게 골고루 내용을 다루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각 꼭지당 3~5편 정도의 본문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먼저 그 주제의 문제상황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역사적 인물 이야기로 나오기도 하고 작가가 지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그 이슈에 대하여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설명 두세 도막. 마지막으로 '○○이의 일기'가 나온다. 일기는 실제 일기는 아니고 작가의 창작인데, 해당 차별 이슈를 경험한 아이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을 빌려 보여주고 있다.


예산만 허락된다면 이런 책들을 한학급 인원 세트로 

마련해놓고 교과서와 병행해서 수업을 하고 싶다. 어쩌면 한권 정도는 가능할수도? 좋은 책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나와 한편으로 약간 비명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렇게 좋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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