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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두덕 씨 세트 - 전5권 ㅣ 명탐정 두덕 씨
김기정 지음, 허구 그림 / 미세기 / 2022년 5월
평점 :
대도와 탐정이 나오는 동화들이 나라마다 있지 않을까? 갑자기 생각하려니 '대도둑 호첸플로츠' 정도만 떠오르는데, 찾아보면 많을 것이다. 나라마다 대표작 한 편씩 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선 이 책을 내면 되겠다.^^
1권인 <멍청한 두덕 씨와 왕도둑>을 비롯한 3권까지가 10년 전에 나왔다고 한다. 그때 난 1권만 읽어봤었다.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개정판을 발견하여 살펴보니 4,5권을 이번에 추가로 쓰셔서 전5권을 새롭게 출간한 것 같다. 그중 2,4권을 빌려와 읽었다. 1,2,4권을 읽은셈이다. (3,5권은 대출중ㅠ) 완벽하게 읽진 못했지만 재미있었다. 각편에 연결성이 있어서 차례대로 읽는 것이 좋을 것 같기는 하다.
탐정의 캐릭터는 어떠해야 재미있을까? 천재 어린이? 천방지축 허당? 조용히 번득이는 캐릭터? 다양하다. 여기서는 두더지다. 동물들 사이에서 멍청이로 통하는, 땅바닥만 보고 혼자 다니고 말까지 더듬는 두덕 씨. "지도 좀 끼워 주시믄 안될까유?" 충청도 사투리 투에다 느릿느릿 어눌한 말투의 두덕 씨. 이런 캐릭터가 탐정이라고? 이야기의 맛은 반전에 있는 법. 멍청이로 통하던 두덕 씨에게 정교한 수학 능력과 번뜩이는 추리력이 있었다는 사실!
도둑의 캐릭터는 어떠한가? 마땅히 악당이어야 하겠지. 탐욕스러운 건 기본. 얼만큼 무시무시한지는 작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 책에선 꽤 무서운 편. 하지만 두덕 씨의 똑똑함이 반전이듯 도둑의 허당끼도 반전. (반전이라고는 하지만 이게 있어야 재미남^^)
1권에선 좀도둑이란 평에 분노하여 은행을 털겠다는 왕도둑. 그러나 그의 시도는 결국 그를 빠뜨리는 함정이 되는데.... 그 함정을 천연덕스럽게 판 주인공은 역시 우리의 탐정 두덕 씨.
2권에서는 두덕 씨가 드디어 탐정 사무소를 차리고, 왕도둑이 훔친 물건들이 보관된 보물창고를 찾아낸다. 그 해결 방법이 완전 색다르다. 재밌네.ㅎㅎ
3권은 빼먹었지만 왕도둑이 탈옥을 한 것 같고,
4권에선 보물섬을 향해 두덕 탐정단의 배와 왕도둑 일당의 배가 추격전을 벌인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소품. '동전'의 역할과 행방은? 마지막 5권은 어떻게 끝날까? 아마도 보물섬에서의 마지막 대결을 그릴 것 같다.
몇년 전 연수에서 뵈었던 김기정 작가님은 동화의 본질을 고민하던 분이었다. 진정한 동화는 어떤 것인가? 그래서 작가님의 작품들은 어린이들의 동심에 부응하는 작품들이 많다고 느껴진다. 결이 좀 다르지만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추리물로서 허술하지 않으면서도 저학년 아이들에게 읽기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다.
다시 저학년을 맡으면 이 책들을 읽어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다음 장면이 궁금해 금방 읽어줄 것 같다. 두덕 씨의 성대모사가 좀 어려울 것 같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