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줄넘기 -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이랑 놀래 4
신원미 지음, 홍그림 그림 / 마루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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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 딱 좋고 권해주기에도 좋은 동화책을 오랜만에 발견했다. 저학년 담임이면 바로 읽어주려고 가방에 챙길 것 같은 책. 캐릭터도 사랑스럽고 읽는 맛도 아주 좋다. 담긴 의미도 자연스럽게 잘 다가온다.

작가님 이름이 낯설지 않네. 내가 읽은 작품이 있던가? 하고 봤더니 <하늘이 딱딱했대?>가 있구나. 그책 참 좋게 읽었어서 신뢰감을 갖고 이 책도 읽었다. 오르간을 전공한 동화작가님이라.... 작가님들의 이력도 참 다채롭구나. 이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동식물들을 등장시키고 표현하는 부분에서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은 것 같다고 느껴진다. <하늘이 딱딱했대?>도 그렇게 나왔던 게 아닐까? 혼자 짐작해본다.

귀엽고 정이 가는 우리의 주인공은 토끼다. (이름은 따로 없음) 시끌벅적한 소리에 나와봤다가 줄넘기대회를 보게 된다. 토끼는 별 관심이 없었다. 잘 뛰는 자신에게 줄넘기 정도는 시시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캥거루가 장미 트로피를 받는걸 보자 너무 부러워서 생각이 바뀐다. 다음 대회에선 내가 1등해야지!

첫번째 과제는 적당한 줄을 찾는 것이다. 그 과정이 꽤 걸린다. 그리고 차례에 아주 감각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향기로운 줄넘기
달콤 달달한 줄넘기
무시무시한 줄넘기
끈적끈적한 줄넘기
반짝반짝 줄넘기

여러 줄을 찾고 시도하다 실패하는 과정이 재밌고 귀엽다. 그러는 과정에서 깨닫게 된다. 해보지도 않고 '시시하다'고 했던 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걸. 줄넘기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캥거루가 땀흘려 이루었던 걸 단번에 해낼거라 생각한 건 큰 오산이었던 거다. 줄을 갱신해가는 과정에서 토끼는 여러 대상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점점 생각이 자라난다.

마지막 줄은 인자한 거미할머니의 선물이었다. 그리고 지난한 연습의 과정에 의미를 깨닫게 해 준 존재는 접시꽃에서 점프 연습을 하는 개구리였고. 온갖 감각적 표현들이 넘실대는 마지막장에서 토끼는 즐거운 얼굴로 줄넘기 연습을 하고 있다.

이 책이 저학년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이유를 두 가지 말해보자면, 첫째는 줄넘기라는 소재다. 보통 1,2학년에서 줄넘기의 기본이 완성된다. 처음에는 못하는 아이들이 꽤 되지만 연습하는 도중 조금씩 단계를 뛰어넘고 결국에는 거의 다 하게 된다. 그게 꽤 오래 걸리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일수록 이 소재가 사무치게 다가올 것이다. 못하니까 하기 싫고, 하기 싫으니 뺀질거리며 안하다가 결국 학년 마칠 때까지도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런 아이들에게는 이 책이 아주 친절한 도전이 되겠다.

두번째는 저학년이 반복에 의한 기본기능을 닦는 학습방법이 필요한 단계라는 점이다. 그것을 확실한 이미지로 보여준 소재와 주인공이 바로 접시꽃과 개구리다. 지루해도 꾸준히 쌓은 기본학습 위에서 아이들의 창의성이 춤출 수 있다. 동화책을 훈계의 방편으로 써먹는 건 별로지만 격려와 동기유발 정도라면 훌륭하지 않을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볼 눈이 있는 아이들은 보겠지.^^

뭐 그렇다고 이 책이 열심히 공부해! 줄넘기도 못하냐! 연습해! 이런 책은 아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끝까지 읽어낼 리가 없겠지. 그림처럼 뽀얗고 사랑스러운 토끼의 줄넘기 도전기 정도로 생각해도 좋겠다. 오리, 두더지, 개미, 개구리, 거미 등의 주변 캐릭터들도 착하고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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