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무 무지개 택배 1 - 뒤바뀐 주소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박현숙 지음, 백대승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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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님의 책에 꽤 많은 리뷰를 썼지만 실상 그분의 책을 반도 못읽음... 그만큼 다작을 하신다는 건데, 어떤 작품을 읽든 평타 이상은 된다는 점이 다작보다 더 신기한 점이다. 이 책을 읽고는 그 느낌이 더 확고해져 버렸다. 세상에나 이런 작품이 끊기지도 않고 줄줄줄~~ 소금장수의 맷돌같은 이야기의 샘을 품고 계신건가? (내가 작가는 아니지만 부럽다...)

이 책은 발상부터 아주 참신하고 다음장을 궁금하게 만드는 흡인력도 상당하다. 어디서 봤는데 싶은 기시감도 거의 들지 않는다. 쏟아져나오는 동화들 속에서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 이야기를 이리저리 꼬면서 독자들을 좀 정신없이 흔들어 놓았다가 마지막에 안전한 곳에 딱 내려주는 재미있는 놀이기구 같은 동화책이다.

평소에 안보이던 가게가 보였다가 사라진다는 설정은 자주 보지만, 이 책에선 그게 떡집도 아니고 과자점도 아니고 사탕 가게도 아니었다. 택배 회사였다. 무지개 택배. 그곳에 한 아이가 택배를 맡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린이 고객의 물품만 받고 무료로 배달해주는 그 택배회사의 정체는 뭘까? 거기서 일하는 택배기사들도 뭔가 이상하다. 자기 방에서 대기하다가 벨이 울려야 맡겨진 일을 할 수 있다. 머무는 기간은 30일이며 그 안에 배달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 그래야 주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주인'을 찾다니, 반려동물도 아니고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택배회사 왕 대장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네가 꼭 이전에 살던 곳, 네 주인에게 돌아가기를 바란단다. 그래야 너도 네 주인도 행복할 수 있어. 둘이 떨어져 있으면 모두 불행하게 되지."
"곁에 있을 때는 별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다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거지."

택배원 깍지는 이 책의 시작에서 아이가 맡겼던 바로 그 택배를 받아 임무를 시작했다. 이 책의 부제처럼 뒤바뀐 주소 때문에 발신자 강도필, 수신자 담임선생님, 강도필의 쌍둥이 남매 강도영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상황을 점점 알아간다. 알고보면 큰일은 아니었지만 큰일이란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아이들에겐 지금 겪는 일이 바로 우주보다 큰 일인 것을. 그 와중에 독자들은 만나게 된다. 바로 그 '주인'들을. 무언가를 잃어버린 주인들. 그들이 잃은 것은 무엇일까?

'주인'들과 그들의 조각인 택배원들의 만남. 그 모습을 흐뭇하게 예고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떨어져 불안정했던 그들은 합쳐져서 그들의 본모습을 찾을 것이다. 그렇다해도 완벽할 리는 없겠지.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니까. 하지만 우리의 조각들을 내던지진 말자. 그것들은 하나하나 다 소중하니까. 내가 내던진 조각들이 나를 찾아오는 길이 이렇게 험하다면, 내던지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봐야겠지.

이 내용만으로도 완결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이 1권이고 시리즈라니 2권이 나온다는 말 아닌가? 얼마만에 나오는지 한번 세어볼까? 금방 나올겨~ 더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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